<경영의 도> 청쥔이 지음 한민화 옮김 모색 펴냄 1만2000원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어부의 여정을 추적하며 경영의 본질을 항해하듯 풀어간다. 노인은 고래를 죽이기 전까지는 니체처럼 강경했고 상어떼가 고래를 뼈다귀만 남기고 해치우자 사르트르처럼 허무해졌다. 결국 실패를 인정하고 고향의 항구로 돌아가면서 노인은 장자가 되어 마음을 비운다. 여기서 X도 Y이론도 아닌 원생태 이론이 등장한다. 물욕을 없애고 바다의 고요 속에서 진리의 존재를 깨달을 때 자아는 사라지고 사람의 본래 모습인 원생태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중국의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지은이는 중국 5천년의 문화역사가 경영학의 발전사라고 믿고 있다. 돈과 통제를 위한 서구 경영학은 돛을 잘못 달았다. 순수한 자연과 사람을 근본으로 하는 동양의 전통문화만이 21세기 경영의 숙제를 풀 수 있다고 역설한다. 경영은 사랑이다. 자아를 해방시키고 타인을 포옹하면 조직은 더이상 도구가 아니다. 모든 직원은 천사가 되고 회사는 천당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경영의 이치를 채근하다간 배 멀미가 날 지 모른다. 그냥 도 닦는 심정으로 파도를 즐기다보면 지평선 너머 천당회사를 목격할 수 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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