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스케치> 김영욱 지음 이다미디어 펴냄 1만2000원
성매매를 단속하면 공급은 줄고 수요는 덜 줄어든다. 성을 사는 남자들의 본능적 욕구가 위험을 감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급부족으로 ‘화대’는 올라가지만 이번에도 성매매 수요는 공급에 비해 가격 비탄력적으로 움직인다. 성매매특별법은 거래량 감소보다 가격 증가폭을 더 크게 만들어 성매매 산업에 지출되는 총비용을 되레 늘려놓는다. 20여년 현장을 취재해온 경제전문기자인 <경제학 스케치> 지은이는 일상적 삶을 경제학적으로 쉽게 풀며 조언한다. 부부는 ‘쌍방 독점’ 관계로 양측의 교섭력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니 신혼 초에 휘어잡아라. 결혼생활을 지속할 경우에 겪어야 할 고통이 이혼에 따른 손실보다 더 크다면 과거의 ‘매몰비용’은 잊어버리고 새출발하라.
음주운전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는 외부 비용을 발생시키므로 금지해야 하지만 안전벨트는 남을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어서 외부 비용이 안생기니 단속할 필요가 없다. 이런 실용적 관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나 3불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이어진다. 한계효용이라는 소비자선택이론을 즐겨 사용하며 신고전학파적 시각에 서 있는 듯 보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대한 미시적 분석의 유용한 도구를 제공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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