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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8월 25일 잠깐독서

등록 2007-08-24 20:59수정 2007-08-24 21:12

<우리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
<우리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
시 아닌 칼럼으로 읽은 김선우의 생각
<우리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

등단 10년 만에 ‘우리 시대 가장 주목받는 여성 시인’이란 수식어를 부여받고 있는 김선우씨가 자신의 시에서 제목을 따온 첫 칼럼집을 냈다. 그동안 다양한 매체에 발표한 글을 묶어 ‘시’로 다 표현하지 못한 시인의 삶과 생각과 고민들을 말하고 있다. 1부 ‘꿈의 학교’는 부산의 청소년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에서 2005년 가을 아이들과 나눈 유쾌한 대화 녹취록이다. 시인은 ‘제도권 학교 밖에서 스스로 커뮤니티를 만들어낸’ 아이들에게 “수업용 시들을 잊어야 해요. 마음껏 꿈꾸면서 읽어야 해요”라고 ‘선동’한다.

2006년 6월 월드컵 예선전을 보고 쓴 ‘토고가 이겼대도 좋았겠다’(〈한겨레〉)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산문 31편을 모은 2부에서는 그가 문학의 숲에 뿌리를 두되 현실과도 끊임없이 소통하려 애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독자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것인데도 외면당했던 일들을 내 일처럼 잘 짚어주어 오래된 벗의 위로를 듣는 것처럼 안심이 되곤 했다”는 소감을 인터넷에 올려놓기도 했다. 3부에서는 시와 문학에 대한 그의 뜨거운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시론(詩論)을 모른다”는 말로 시쓰기가 자신에게 ‘쓸 수밖에 없는 운명’임을 고백하고, ‘손가락이여 심장들이여, 어떻게 이 고양이를 살리죠’라는 우화를 빗대 무모한 시비평에 대해 일침을 놓는다. 김선우 지음/새움·1만원.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중세 땐 국가가 십일조를 강제로 걷었다
<이야기 교회사-교양인을 위한 13가지 기독교 신앙 이야기>

<이야기 교회사-교양인을 위한 13가지 기독교 신앙 이야기>
<이야기 교회사-교양인을 위한 13가지 기독교 신앙 이야기>
기독교인들이 교회에 바치는 십일조는 “중세에 접어들어 국가기관에 의해 강제로 징수”된다. 이런 관행은 수백 년 동안 이어지다 1789년 프랑스혁명 때부터 폐지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에서는 1887년까지 시행됐다. 영국에선 1836년 십일조가 곡물가격에 근거한 소작세로 대체되었으며, 이 십일조 소작세는 1936년에야 없어졌다고 한다. 종교와 국가가 분리됐다고 하는 미국에서는 “십일조가 법률적 의무로 부과된 적은 없으나 모르몬교와 안식교를 포함한 일부 교회는 십일조를 요구하고 있다.” 동방정교회는 십일조 개념을 아예 받아들이지 않아 이 제도가 없다.

기독교를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이 종교에 대해 가질 만한 핵심적인 질문들을 13가지 테마로 나눠 그 답안을 기술하고 있다. 성경과 사도신경의 형성 과정에서 시작해, 부활절과 성탄절, 성만찬, 주기도문, 구약의 십계명, 교회의 직분, 성상, 교파 등의 주제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제법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유독 우리말 사도신경에서 ‘그리스도의 음부(陰府)행’ 대목이 빠진 이유, 성탄절이 후기 로마 제국의 태양숭배 전통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점이나 국가교회에 대별되는 수많은 교파교회의 태동과 변천 과정 등을 설명한다. 이성덕 지음/살림·1만5000원.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마르크스주의의 ‘새벽에서 황혼까지’
<마르크스주의의 주요 흐름 1·2·3권>

<마르크스주의의 주요 흐름 1·2·3권>
<마르크스주의의 주요 흐름 1·2·3권>
1991년 소련이 해체됨으로써 인류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규모로 이루어졌던 세계 개조 실험은 파산하고 말았다. 동시에 그 실험에 이념을 제공했던 마르크스주의도 역사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역사가 됐다고 해서 그 이념에 대한 반추와 고찰까지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연구자 레셰크 코와코프스키의 〈마르크스주의의 주요 흐름〉은 이 유례없는 실천 철학의 탄생과 몰락의 한 삶을 살핀 방대한 저작이다. ‘출범’(제1권)에서부터 ‘황금시대’(제2권)를 거쳐 ‘황혼기’(제3권)까지 철학의 흐름과 변용을 역사적으로 살폈다.

이 책은 이른바 ‘정통 마르크스주의’를 비판적인 눈으로 살핀다. 자유의 실현에 대한 낙관주의로 출발한 마르크스주의는 레닌-스탈린주의의 전체주의적 통제로 귀결하고 말았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이 책의 장점은 그런 평가 자체보다는 마르크스주의의 수많은 갈래와 변주를 거시적인 시야에서 조망하는 데 있다. 루카치·그람시·프랑크푸르트학파·마르쿠제·블로흐까지 다뤘다.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수용이 빠진 것이 아쉽지만, 전체를 개괄하는 데는 매우 유용한 책이다. 레셰크 코와코프스키 지음·변상출 옮김/유로·각 권 1만9800원.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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