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철폐 지향했다”
“세수 확대책일수도”
“세수 확대책일수도”
올해로 탄신 400년을 맞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 유학자 우암 송시열(1607~1689)의 경세사상과 철학을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9~10일 충북대 개신문화관 등에서 열린다.
우암은 조광조, 이이로 이어지는 조선 성리학 기호학파의 적통을 이었다. 아울러 노론의 영수로 현실정치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그가 누린 권위와 힘만큼이나 평가도 극단적이다. 당쟁이나 유교망국론의 관점에서 그는 보수적이면서 완고한 성리학자이지만, 성리학 긍정론의 시각에서는 기호유학의 계보를 체계화한 대학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견해차가 이번 대회에서는 우암의 사회·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를 놓고 이어질 전망이다.
지두환 국민대 교수는 발표글 ‘우암 송시열의 경세사상’에서 우암의 경제·사회정책이 신분철폐를 지향하는 등 평등사회를 추구하는 성격이 강했다고 지적했다. 우암이 이이가 주장한 노비종모종량법(어머니가 양인이면 아버지가 노비라도 자식은 양인이 되는 법)을 법제화시킨 점이나 양반호포론(양민과 함께 양반도 군역을 부담하는 제도)을 국론으로 부각시킨 점이 이런 주장의 배경이다. 즉 신분상 현실적으로 구실이 다른 데서 오는 차별을 인정하면서도 본질적으로는 만민 평등의 정책을 추진해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논평자인 김문준 건양대 교수는 우암의 개혁성을 인정하지만 이를 인도주의적 평등 사상으로 해석하는 데는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우암이 왕실이나 보수층에 맞서 양반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정책들을 추진한 것은 이른바 ‘노블리스 오블리제’(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 관념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비를 양민화하는 정책의 배경에는 세수확충의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상봉 건국대 철학과 교수는 논문 ‘우암의 주자철학에 대한 해석과 그 특색’에서 우암의 주자철학이 이이, 이황과 다른 주요한 점은 정의감과 같은 도덕정감에 대한 논의를 진척시킨 데 있다고 밝혔다. 즉 도덕정감의 구체적이고 다양한 모습에 대해 이론적 차원의 논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예를 근거로 심성에 대한 논의를 이론화시켰다는 것이다. (043)261-3632.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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