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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작가들의 정담 “오래 전 친구 만난 듯”

등록 2007-11-09 19:47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에 참가한 국내외 문인 아홉 사람이 8일 저녁 전주 시내 한 호텔 바에서 심야의 정담을 나누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한국 작가가 각 세 명씩 참가했다. 일종의 기자간담회로서 마련된 자리였지만, 작가들 사이의 자유롭고 활발한 토론으로 성격이 바뀐 것은 오히려 다행스러웠다.

황석영씨가 먼저 ‘환영’의 인사를 건네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온 동료 작가들을 보니까 마치 불타는 산속이나 전쟁이 벌어진 거리에서 손을 놓친 형제를 만난 것 같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소설가 김훈씨가 이에 질세라 거들었다. “외국 작가들을 보니까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문학은 폭력에 반대하는 소통의 채널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래 전 친구를 만나는 것 같다”는 시인 황지우씨의 인사까지 들은 외국 문인들이 화답했다. 코트디부아르에서 온 소설가 아마두 코네는 “이번 행사의 초대장을 받았을 때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했다”면서 “우리는 지금 세계 문학사의 매우 중요한 순간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여성 소설가 살와 바크르는 자신과 ‘코리아’의 만남의 역사를 간략하게 술회했다. “1960년대만 해도 나를 비롯한 이집트인들에게 ‘코리아’란 곧 북한을 가리켰지만, 언제부터인가 산업화한 남한이 그 자리를 대체했습니다. 저 역시 현대자동차를 가지고 있어요. 팔레스타인 문제를 비롯한 세계 현실과 문학의 현안을 담고 있는 이번 대회의 의제가 마음에 듭니다.”

자신을 ‘방랑자’라 소개한 케냐 출신의 아름다운 여성 소설가 이본 오우어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이에는 언제부턴가 거대한 침묵이 가로 놓여 있었다”면서 “고통과 수치의 역사인 동시에 회복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작가들이 이렇게 모인 것은 바로 그 침묵의 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소설가 사마드 사이드와 대만 소설가 리앙은 한국 작가들이 통일에 관해 적극적으로 글을 쓰는지, 그리고 한국인들은 정말로 통일을 원하는지 하는 질문을 던졌다. 열띤 토론 끝에 자리를 마무리하면서 황석영씨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인들을 대변할 만한 기관지를 만들고 노벨상에 필적할 만한 세계적인 문학상도 제정하자고 제언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전주/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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