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쓰는 여자〉
〈소설 쓰는 여자〉
채희윤 지음/현대문학·9800원 1989년에 등단한 중견 작가 채희윤(54)씨가 장편소설 <소설 쓰는 여자>를 내놓았다. <한 평 구 홉의 안식>에서 <곰보 아재>에 이르기까지 소설집(중단편집)은 네 권을 묶어 냈지만, 장편은 등단 20년 만에 처음이다. 소설은 철학과를 졸업한 서른두 살의 미혼 여성 ‘서주희’가 소설을 쓰고자 소설창작반 강의를 듣는 한편, 경험 축적과 소재 발굴을 위해 파출부 일을 하는 이야기를 축으로 진행된다. 월수금과 화목토로 나누어 일을 나가는 두 집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을 가지고 서주희가 쓴 소설들, 서주희가 수강하는 소설창작반 강사의 강의 내용, 여기에다가 기생집을 운영하는 엄마의 사생아로 태어난 서주희의 성장기와 청춘기의 상처 등이 복잡하게 얽혀서 서술된다. 소설 주인공이 소설을 쓰기 위한 취재를 하면서 동시에 소설을 쓰고, 그에 대한 강사의 품평이 어우러지면서 이 작품은 소설에 관한 소설, 독특한 메타소설의 면모를 갖춘다. 주인공이, 어디까지나 소설을 쓰기 위한 경험과 취재를 위해서(!), 파출부로 나가는 집의 주인 남자와 섹스를 하면서 그 순간의 느낌을 ‘객관적 상관물’로 바꾸어 기억하려 애쓰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왕조복벽운동을 펼치는 아들과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에 찌든 장성 출신 노인, 그리고 유학파 출신 진보 정치학자인 며느리가 펼쳐 보이는 불협화음도 흥미롭게 그려진다. 발상이 좋아야 한다, 감춤과 드러냄의 묘미를 살려라, 적절한 상징을 배치하라, 간결한 요약과 상세한 묘사가 어우러져야 한다, 공간적 배경을 잘 활용하라 같은 소설창작반 강사의 강의는 소설가 지망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법하다. 최재봉 기자
채희윤 지음/현대문학·9800원 1989년에 등단한 중견 작가 채희윤(54)씨가 장편소설 <소설 쓰는 여자>를 내놓았다. <한 평 구 홉의 안식>에서 <곰보 아재>에 이르기까지 소설집(중단편집)은 네 권을 묶어 냈지만, 장편은 등단 20년 만에 처음이다. 소설은 철학과를 졸업한 서른두 살의 미혼 여성 ‘서주희’가 소설을 쓰고자 소설창작반 강의를 듣는 한편, 경험 축적과 소재 발굴을 위해 파출부 일을 하는 이야기를 축으로 진행된다. 월수금과 화목토로 나누어 일을 나가는 두 집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을 가지고 서주희가 쓴 소설들, 서주희가 수강하는 소설창작반 강사의 강의 내용, 여기에다가 기생집을 운영하는 엄마의 사생아로 태어난 서주희의 성장기와 청춘기의 상처 등이 복잡하게 얽혀서 서술된다. 소설 주인공이 소설을 쓰기 위한 취재를 하면서 동시에 소설을 쓰고, 그에 대한 강사의 품평이 어우러지면서 이 작품은 소설에 관한 소설, 독특한 메타소설의 면모를 갖춘다. 주인공이, 어디까지나 소설을 쓰기 위한 경험과 취재를 위해서(!), 파출부로 나가는 집의 주인 남자와 섹스를 하면서 그 순간의 느낌을 ‘객관적 상관물’로 바꾸어 기억하려 애쓰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왕조복벽운동을 펼치는 아들과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에 찌든 장성 출신 노인, 그리고 유학파 출신 진보 정치학자인 며느리가 펼쳐 보이는 불협화음도 흥미롭게 그려진다. 발상이 좋아야 한다, 감춤과 드러냄의 묘미를 살려라, 적절한 상징을 배치하라, 간결한 요약과 상세한 묘사가 어우러져야 한다, 공간적 배경을 잘 활용하라 같은 소설창작반 강사의 강의는 소설가 지망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법하다. 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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