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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아시아적 정체성 살린 새로운 아시아주의 필요”

등록 2008-01-27 20:41

동아시아와 한국-민주화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넘어
동아시아와 한국-민주화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넘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동아시아와…’ 발간
“아시아를 상상하자.”

성공회대의 조희연·박은홍 교수는 함께 펴낸 <동아시아와 한국-민주화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넘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아시아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구성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중화주의나 대동아공영권 발상과는 다른, 아래로부터의 새로운 아시아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조 교수 등에게 아시아를 새로 인식하는 것은 지배적인 서구적 정체성에 의해 주변화되고 억압된 우리의 정체성을 회복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니까 “미국의 확장으로서 아시아”라는 타자화된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아시아적 정체성은 진보운동의 혁신과도 관련되어 있다고 했다. 한국이 아시아의 새로운 경제적 착취자가 되어 가는 상황이라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지구화 흐름 속에서 과거의 피억압자가 어떻게 억압자로의 경로를 피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답하기 위해서 한국의 진보는 민족주의적 혹은 국가주의적 진보에서 세계주의적 진보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를 상상하고 구성하는 적극적인 노력 역시 그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한국의 진보세력은 어떻게 아시아를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자본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초국경적 통합이 진전되고 있다.” 이들은 여기에 맞서 아시아적 차원의 ‘민주주의의 사회화’를 주장한다. ‘사회적 아시아’(Social Asia)인 것이다. 정치적 자유는 물론, 시장 규제를 통해 경제적·사회적 권리를 보장하는 기획이 이른바 민주주의의 사회화 전략이다.

타이와 필리핀 등 민주주의 국면에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신자유주의 확산과 미국 주도 ‘테러와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심각한 민주화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타이의 연구자인 자일스 짜이 응파껀은 책에 실은 글 ‘타이의 군사쿠데타-자유주의와 독재가 위기를 심화시키다’에서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는 상호분리될 수 없다면서 바로 이 때문에 엘리트와 중간계급이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작년 타이 군부 쿠데타를 도시 중간계급이 지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했다. 필리핀도 형식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내걸고 있으나 여전히 군부독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심각한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경제·사회적 민주화가 절박한 과제로 떠오른 한국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조 교수 등은 ‘사회적 아시아’를 위한 행동 과제로 우선 아시아의 노동운동이 범아시아적 차원의 노동규범과 사회규약을 위한 초국경적 실천 속에서 만나야 함을 강조했다. 또 △아시아 차원의 최소한의 사회 헌장 제정과 인권 체제의 구체화 △투기적 금융자본에 대한 방어조처의 구체화 △한국 시민사회의 아시아 민주주의·인권발전을 위한 기술적·경제적·정치적 지원을 들었다. 이 책은 대만·필리핀·말레이시아·버마의 현지 연구자들이 자국의 민주주의 위기 실태를 분석하고 해법을 진단하는 글도 싣고 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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