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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어린이문학’ 깨우치던 이오덕의 죽비소리

등록 2008-03-14 20:33

〈어린이를 살리는 문학〉
〈어린이를 살리는 문학〉
〈어린이를 살리는 문학〉
이오덕 지음/청년사·2만4000원

이오덕(1925~2003) 선생이 세상을 뜬 지도 어느덧 5년이 지났다. 어린이문학을 바로 세우고 우리말을 제대로 쓰는 일에 삶 전부를 바쳤던 그이가 생전에 발표했던 원고들을 수습한 유고 평론집 〈어린이를 살리는 문학〉이 출간되었다. 선생은 우선 용어를 바로잡는 일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일본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아동문학’으로 써 오던 것을 ‘어린이문학’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또, 유아부터 스물 가까운 청소년까지를 한 묶음으로 아동문학 또는 어린이문학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아기문학(4~6살)-어린이문학(7~12살)-청소년문학(13~18살)으로 세분하자고 제언한다. 아동문학이라는 표현이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어린이문학이 한층 널리 쓰이게 되었고, 청소년문학이 독립된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데서 선생의 앞선 생각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생전 선생의 지론 중 하나는 어린이문학이 무책임한 ‘꿈’ 대신 고단하고 슬프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꿈을 심어준답시고 현실을 나 몰라라 하는 어린이문학은 마약과 다를 바 없다고 단언한다.

어린이문학 평론의 필요와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뒤따른다. “어른들은 작품을 읽었을 때 자기 나름대로 판단을 해서 감상하고 비판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이 주는 대로 받는다.” 그래서 어른문학보다 오히려 더 평론이 필요한 게 어린이문학이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이원수·권정생·남대우 등의 작품을 평가한 선생의 실제 비평도 들어 있다.

어린이문학을 주제로 삼은 이 책에서도 우리말글에 대한 애정과 염려는 여전하다. 타계하기 전에 이미 “겨레말 수난시대가 온 것”이라고 개탄했던 선생이 오늘날 ‘영어몰입’ 광풍을 보면 무어라 말할까.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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