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국부론’ 낸 생태경제학자 우석훈씨
유행처럼 번지는 ‘참살이’(웰빙)엔 뭐니뭐니해도 ‘잘 먹기’가 으뜸이다. 덩달아, 서점가에는 텃밭에서 내 손으로 푸성귀 길러 먹기, 맛과 건강을 함께 주는 밥상 차림, 해외의 건강음식 여행 등을 전하는 길잡이 책들도 쏟아지고 있다.
웰빙에 대한 다른 목소리를 담은 책 <음식국부론>(생각의나무 펴냄)의 지은이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37·경제학 박사)은 “혼자 잘 먹고 잘 살기는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개인이 어떻게 음식을 선택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우리 사회에 안전한 음식을 공급할지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농산물의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는 과정이 너무도 복잡해져 음식재료가 어떻게 내 밥상까지 오르는지 더욱 알기 힘들어진 세상에서, 음식의 안전 관리는 정부가 분명히 책임져야 할 나랏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노사정처럼 농민·소비자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농·소·정’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광우병 파동을 겪은 뒤 환경·식품·농업과 농촌 관리를 한 곳에서 관장하는 ‘데프라’(DEFRA)라는 정부 부처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선 불량식품에 대한 벌칙 강화만 주로 얘기하는데 외국산 농산물이 점차 늘어나는 시대에 그런다고 음식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요.”
그의 말을 듣다보면, 우리의 음식생활은 ‘위험 수위’를 넘나든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피부 질환인 아토피는 대기오염과 달라진 음식문화와 밀접히 관련해 있습니다. 우리의 음식문화가 크게 바뀐 1970년대 이후 출생자들의 아들딸한테서 아토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80년대 출생자들의 아들딸, 그 아들딸의 아들딸한테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말 걱정됩니다.” 이런 점에서, 그의 눈에 안전한 음식문화는 개인의 식습관이 아니라 ‘국부’의 문제, 한 사회의 정치·경제 문제인 것이다.
특히 1970년대 이후 우리의 입맛을 크게 바꿔놓은 화학조미료와 패스트푸드의 심각성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그의 주된 관심사다.
경제학자인 그는 마르크스의 ‘자본론’를 공부하려 프랑스 파리 제10대학에 유학을 갔다가 우연하게 생태경제학이라는 생소한 학문 분야에 매료돼 그 주제로 1996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화와 시장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를 다루는 경제학과 자연생태계가 어떤 관계가 있기에?
“자본은 결국 자연생태계에서 얻은 자원으로 축적되는데, 그 자원인 생태계와 에너지는 무한한 게 아니잖아요. 자본 축적 경쟁을 벌이는 자본주의에선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이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생태경제학은 지금 자본주의의 소비·생활양식과 도시체제들을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한국에서 녹색당의 건설 가능성을 모색하는 ‘초록정치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월엔 대기오염·미세먼지와 아토피의 문제를 지적한 <아픈 아이들의 세대>(뿌리와 이파리 펴냄)를 냈던 그는 또다시 ‘자동차 공해’의 심각성을 알리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초록세상’ 블로그는 ‘blog.naver.com/wasang2.do’. 글·사진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자본은 결국 자연생태계에서 얻은 자원으로 축적되는데, 그 자원인 생태계와 에너지는 무한한 게 아니잖아요. 자본 축적 경쟁을 벌이는 자본주의에선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이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생태경제학은 지금 자본주의의 소비·생활양식과 도시체제들을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한국에서 녹색당의 건설 가능성을 모색하는 ‘초록정치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월엔 대기오염·미세먼지와 아토피의 문제를 지적한 <아픈 아이들의 세대>(뿌리와 이파리 펴냄)를 냈던 그는 또다시 ‘자동차 공해’의 심각성을 알리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초록세상’ 블로그는 ‘blog.naver.com/wasang2.do’. 글·사진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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