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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10월 18일 잠깐 독서

등록 2008-10-17 19:28

〈나를 살리는 1분 명상-하루에 단 한 번〉
〈나를 살리는 1분 명상-하루에 단 한 번〉
■ 당신의 정신은 쉬고 있습니까

〈나를 살리는 1분 명상-하루에 단 한 번〉

치열한 경쟁 속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에 찌들어 산다. 일하면서 성과에 대해 불안해하고, 결과가 나오면 만족하지 못하며, 쉴 때도 다음 일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다. 권복기 <한겨레> 기자가 쓴 <나를 살리는 1분 명상-하루에 단 한 번>은 행복해지려면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몰입하는 순간에 잡념이 사라져 마음과 정신이 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생활 명상’이다.

지은이는 생활 명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한다. 우선 온몸이 마음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라. 감각기관이 아닌 몸 전체로 사물을 느끼는 생활을 강조한다. 그리고 잘 쉬어야 한다.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는 건 참된 휴식이 아니다.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하는 동안엔 마음을 편하게 가져라. 나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이 하늘의 뜻이다. 청소·설거지 등 집안일을 할 때도 명상은 계속된다. 아늑함을 주는 집과 맛있는 음식을 담는 그릇에 고마움을 전하자. 가장 중요한 건, 세상엔 가치가 같은 ‘60억개의 행복’이 존재함을 기억하는 일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인생은 고통의 바다가 아닌 즐거운 소풍이 되지 않겠는가. 권복기 지음/한겨레출판·1만원.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 인간만 위한 건축 ‘개나 줘버려’


〈감응의 건축-정기용의 무주 프로젝트〉
〈감응의 건축-정기용의 무주 프로젝트〉
〈감응의 건축-정기용의 무주 프로젝트〉

익숙한 의미를 지니지만 낯선 단어가 있다. ‘감응: 어떤 느낌을 받아 마음이 따라 움직임.’ 건축가 정기용씨는 이 단어로 건축을 설명한다. 어느 날 무주군수는 공설운동장에서 여는 행사에 왜 주민들이 오지 않느냐고 한 어르신에게 묻는다. “우리가 미쳤나! 군수만 본부석에서 햇볕을 피해 앉아 있고 우린 땡볕에 서 있으라고 하는 게 대체 무슨 경우인가.” 그 뒤 군수는 등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었고, 지은이는 생각보다 빨리 자라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줄기를 받쳐주는 구조물을 만들었다. 군수가 주민에게 얻은 감응과 건축가가 등나무 순에서 얻은 감응이 합쳐져 등나무 운동장이 탄생했다. 지은이는 건축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간’을 설계하는 것일지 모른다 한다. 운동장에 봄이 찾아오면 보랏빛 등꽃이 흐드러진다. 자연과 교감하는 공간에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감응의 건축>은 지은이 정기용씨가 1996년부터 10년간 무주에서 했던 공공건축 활동에 대한 기록이자 ‘오래된 농촌에서 어떻게 건축을 해야 하는가’란 고민의 흔적이다. 새롭게 만난 풀과 나무에 대한 애정과 정적이 감도는 청소년수련관에 대한 아쉬움도 엿보인다. 문제도 무주에, 해법도 결국 무주의 땅과 사람들에게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지은이는 공공건축에 관여하는 공무원들이 이 책에 ‘감응’하기를 기대한다. 정기용 지음/현실문화·25000원.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 블로크의 삶과 사상 퍼즐 맞추기


〈마르크 블로크-역사가 된 역사가〉
〈마르크 블로크-역사가 된 역사가〉
〈마르크 블로크-역사가 된 역사가〉

1944년 6월16일 수십 발의 총성이 프랑스 남부의 농촌마을 생 디디에 드 포르망을 뒤흔들었다. 독일군에 맞서다 붙잡힌 레지스탕스 대원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 중엔 <봉건사회>를 쓴 아날학파의 창시자, 자식을 여섯이나 둔 쉰여덟 살의 퇴역군인 마르크 블로크가 있었다. 프랑스 릴대학의 현대사 교수 올리비에 뒤물랭이 쓴 <마르크 블로크>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블로크 전기다. 삶 자체가 역사였던 한 지식인의 드라마 같은 연대기쯤으로 여겼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글쓴이는 철저히 동료와 후학들의 평가와 주석을 인용해 깨진 거울조각 맞추듯 주인공의 삶과 사상을 조합해 나간다. 블로크가 역사를 서술하며 경계했던 우상, 곧 개인적 요소에 대한 맹목적 신뢰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서다.

평생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아날>의 공동 창간자 뤼시앵 페브르와의 갈등에서 마르크시즘과의 관계, 심성에 대한 관점, 정치에 대한 태도에 이르기까지, ‘블로크 역사학’을 둘러싼 쟁점들을 광범위하게 다룬다. 그러나 블로크를 이해하는 길은 여전히 “네모나고 반듯한 프랑스식 정원”과는 거리가 멀다. 자료의 부족, 지인들의 침묵 탓도 있지만, 글쓴이 스스로 인정하듯 “한 사람의 진실은 그것을 재구성하는 순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선의 축들이 잘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류재화 옮김/에코리브르·1만8000원.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 나치 치하 시몬 베유의 ‘불꽃’ 단상들


〈중력과 은총〉
〈중력과 은총〉
〈중력과 은총〉

서른넷 젊은 나이에 스스로 삶을 마감한 시몬 베유(1909~1943)를 한마디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실존주의적 철학자, 사회운동가, 신비주의 명상가, 총과 망치를 들고 ‘앙가주망’을 체현했던 지식인 …. 그 모든 것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어느 하나로만 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베유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중력과 은총>은 유대인인 그가 나치 치하의 극한 상황에서 극도로 건강이 악화된 1940~42년에 썼던 단상들을, 그가 죽은 뒤 그의 사상적 동지였던 귀스트브 티봉이 발췌해 엮었다. 빈 자리와 보상, 집착 버리기, 탈창조, 폭력, 필연과 선의 거리, 노동의 신비 등 39개의 주제마다 치열한 사유의 흔적들이 녹아 있다. 과학적 사회분석이나 명제들보다는 막연한 화두 같은 문장들로 채워져 있지만, 그럼에도 하나하나의 발언은 강렬한 철학적·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

예컨대 “강요된 억압에 대한 반항이 즉시 분명하고 효과적인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지독한 무력감이 우리를 비굴하게 만든다”거나 “폭력을 ‘효과적인’ 비폭력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는 데선 급진적이고도 근본주의적인 염원이 묻어난다. “고통받지 않으려 애쓰기보다 고통을 겪음으로써 변질되지 않도록 애쓸 것”을 주문하는 데서는 결벽에 가깝도록 순결한 의지가 엿보인다. 시몬 베유 지음·윤진 옮김/이제이북스·1만4000원.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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