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 화두 참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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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화두 참선법〉
성철 지음·원택 엮음/김영사·1만2000원 지난 4일은 한국 선맥의 거봉이었던 성철 스님이 열반에 든 지 꼭 15년 되는 날이었다. 1993년 11월4일 성철 스님은 자신이 처음 출가했던 해인사 퇴설당에서 “참선 잘 하거라”라는 말을 남긴 채 세수 82살로 입적했다. <성철 스님 화두 참선법>은 평생 참선수행을 강조했던 스님의 말씀 중 화두 참선법에 관한 것들을 골라 엮었다. 열반 15주기를 앞두고 지난달 출간된 이 책은 지금까지 6000부 가량 독자 대중의 손에 들어갔다. 불교 책으로는 독자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엮은이 원택 스님은 생전의 성철 스님을 오랫동안 시봉했다. 성철은 틈만 나면 화두 참선의 중요성을 역설했는데, 정작 참선수행법 자체를 이야기한 적은 많지 않았고, 더구나 책자로 정리해 놓은 것은 없었다. 수행법을 따라 배우려는 이들에게는 몹시 안타까운 일이었다. <성철 스님 화두 참선법>은 그런 안타까움을 풀어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매우 생생한 언어로 성철 스님의 말씀을 전해주고 있다. “여러분 중에서 ‘성철은 그저 성철일 뿐이고 나는 나다. 긴 소리 짧은 소리 무슨 잠꼬대가 그리 많으냐?’ 하고 달려드는 진정한 공부인이 있다면 내가 참으로 그 사람을 법상 위에 모셔놓고 한없이 절을 하겠습니다.” 진짜 수행자를 만나기를 바라는 성철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이런 진실한 언어로 성철은 화두 참선법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이야기한다. 성철은 “우리들의 마음을 깨치려고 하면 여러 방법이 있지만 언어문자를 버리고 바로 깨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석가모니 부처가 제자 아난에게 했던 말을 상기시킨다. “선정을 닦는 것은 밥을 먹는 것이요, 언어문자를 기억하는 것은 밥 얘기만 하는 것이니 어찌 배가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은 참선은 고요한 곳에서만 하는 것으로 아는 것도 잘못이라면서 고적한 곳에 집착하는 것을 ‘고적병’이라고 부른다. 육조 혜능이 누구든 앉아서 참선하는 사람만 보면 몽둥이로 때려 쫓아버렸다는 일화를 소개하는 것도 고적병을 경계하려는 뜻이다. “앉든지 서든지 속으로 공부를 잘해야지, 앉는 데 집착하고 서는 데 집착하고 조용한 곳에 집착하면 공부가 아니라 병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 책은 화두 공부를 하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것 세 가지를 든다. “첫째는 돈입니다. 공부하는 사람 눈에 돈이 보이면 공부는 그만입니다.” “둘째는 이성입니다. 남자에 대해서는 여자이고, 여자에 대해서는 남자입니다.” “마지막 한 가지는 명예입니다. 바로 이름병입니다. (…) ‘내가 이토록 참으로 장한 사람이니 나는 큰스님이고 도인이다’ 하는 이름을 내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화두란 무엇인가. “화두는 글자 자체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니 글자에만 빠져서는 안 됩니다. 화두는 암호밀령이므로 글자 너머에 있는 뜻을 알아야 합니다.” 성철 스님이 주었던 ‘이 뭐꼬’ 화두도 마찬가지다.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요,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인고?” 그 물음 너머에 답이 있다는 말씀이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성철 지음·원택 엮음/김영사·1만2000원 지난 4일은 한국 선맥의 거봉이었던 성철 스님이 열반에 든 지 꼭 15년 되는 날이었다. 1993년 11월4일 성철 스님은 자신이 처음 출가했던 해인사 퇴설당에서 “참선 잘 하거라”라는 말을 남긴 채 세수 82살로 입적했다. <성철 스님 화두 참선법>은 평생 참선수행을 강조했던 스님의 말씀 중 화두 참선법에 관한 것들을 골라 엮었다. 열반 15주기를 앞두고 지난달 출간된 이 책은 지금까지 6000부 가량 독자 대중의 손에 들어갔다. 불교 책으로는 독자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엮은이 원택 스님은 생전의 성철 스님을 오랫동안 시봉했다. 성철은 틈만 나면 화두 참선의 중요성을 역설했는데, 정작 참선수행법 자체를 이야기한 적은 많지 않았고, 더구나 책자로 정리해 놓은 것은 없었다. 수행법을 따라 배우려는 이들에게는 몹시 안타까운 일이었다. <성철 스님 화두 참선법>은 그런 안타까움을 풀어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매우 생생한 언어로 성철 스님의 말씀을 전해주고 있다. “여러분 중에서 ‘성철은 그저 성철일 뿐이고 나는 나다. 긴 소리 짧은 소리 무슨 잠꼬대가 그리 많으냐?’ 하고 달려드는 진정한 공부인이 있다면 내가 참으로 그 사람을 법상 위에 모셔놓고 한없이 절을 하겠습니다.” 진짜 수행자를 만나기를 바라는 성철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이런 진실한 언어로 성철은 화두 참선법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이야기한다. 성철은 “우리들의 마음을 깨치려고 하면 여러 방법이 있지만 언어문자를 버리고 바로 깨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석가모니 부처가 제자 아난에게 했던 말을 상기시킨다. “선정을 닦는 것은 밥을 먹는 것이요, 언어문자를 기억하는 것은 밥 얘기만 하는 것이니 어찌 배가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은 참선은 고요한 곳에서만 하는 것으로 아는 것도 잘못이라면서 고적한 곳에 집착하는 것을 ‘고적병’이라고 부른다. 육조 혜능이 누구든 앉아서 참선하는 사람만 보면 몽둥이로 때려 쫓아버렸다는 일화를 소개하는 것도 고적병을 경계하려는 뜻이다. “앉든지 서든지 속으로 공부를 잘해야지, 앉는 데 집착하고 서는 데 집착하고 조용한 곳에 집착하면 공부가 아니라 병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 책은 화두 공부를 하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것 세 가지를 든다. “첫째는 돈입니다. 공부하는 사람 눈에 돈이 보이면 공부는 그만입니다.” “둘째는 이성입니다. 남자에 대해서는 여자이고, 여자에 대해서는 남자입니다.” “마지막 한 가지는 명예입니다. 바로 이름병입니다. (…) ‘내가 이토록 참으로 장한 사람이니 나는 큰스님이고 도인이다’ 하는 이름을 내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화두란 무엇인가. “화두는 글자 자체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니 글자에만 빠져서는 안 됩니다. 화두는 암호밀령이므로 글자 너머에 있는 뜻을 알아야 합니다.” 성철 스님이 주었던 ‘이 뭐꼬’ 화두도 마찬가지다.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요,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인고?” 그 물음 너머에 답이 있다는 말씀이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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