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과 승리의 별, 코페르니쿠스〉
〈투쟁과 승리의 별, 코페르니쿠스〉
하인츠 슈폰젤 지음·정홍섭 옮김/과천자유학교출판국·1만2000원 흔히 서양 과학 역사를 다룬 책들은 고대·중세는 짧게 건너뛰고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1473~1543)라는 이름에서 본격 시작한다. 그만큼 코페르니쿠스가 근대 과학의 탄생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는 얘기이고, 그래서 ‘코페르니쿠스 혁명’이니 ‘코페르니쿠스 전환’ 같은 말도 널리 쓰인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 했던가. 태양중심설(지동설)을 제창한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의 업적은 빤히 알려졌지만 ‘수도사 겸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의 삶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투쟁과 승리의 별, 코페르니쿠스>는 소설 형식을 빌린 전기물이다. ‘에름란트’라는 유럽 변방에서 태어나 밤하늘 별들에 호기심을 키워가던 꼬마 코페르니쿠스가 가톨릭 주교인 삼촌의 권유에 따라 대학에서 법률과 의학을 공부하고 당시엔 안정적 신분인 수도사까지 되고서도 끝내 ‘천문’의 뜻을 놓지 않은 삶을 담아냈다. 그의 깨달음은 단박에 홀로 이뤄진 게 아니었다. 어린 시절 선생님들과 대학교수는 확고부동한 진리였던 지구중심설(천동설)을 뛰어넘도록 그에게 지혜와 용기를 준 멘토들이었다. 이탈리아 대학에서 유학하던 중에, 스승과 함께 오랜 천문 관측을 한 끝에 중세 천문학의 ‘위대한’ 교과서인 <알마게스트>에 결정적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은 이후에 태양 중심 천문학에 매달린 삶의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돈다’는 요상한 천문학을 좇는 그에게 보낸 가톨릭 교계와 사회의 시선은 온통 경계와 조롱이었다. 불온한 과학을 품은 그는 혼자 연구하며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세상을 뒤흔든 그의 저서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1543)가 그가 숨지기 직전 얼마나 긴박한 상황에서 출판됐는지가 마지막 장에서 펼쳐진다. 또한 이 책에선 농민 곁에서 민중의 삶을 이해하려 했던, 능력 있는 정치 지도자로 한때 활동했던 코페르니쿠스의 새로운 면모가 인상적으로 드러난다. 대안학교인 과천자유학교의 학부모들이 교재로 번역해 쓰던 것을 교정·편집해 펴냈다. 청소년.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하인츠 슈폰젤 지음·정홍섭 옮김/과천자유학교출판국·1만2000원 흔히 서양 과학 역사를 다룬 책들은 고대·중세는 짧게 건너뛰고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1473~1543)라는 이름에서 본격 시작한다. 그만큼 코페르니쿠스가 근대 과학의 탄생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는 얘기이고, 그래서 ‘코페르니쿠스 혁명’이니 ‘코페르니쿠스 전환’ 같은 말도 널리 쓰인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 했던가. 태양중심설(지동설)을 제창한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의 업적은 빤히 알려졌지만 ‘수도사 겸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의 삶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투쟁과 승리의 별, 코페르니쿠스>는 소설 형식을 빌린 전기물이다. ‘에름란트’라는 유럽 변방에서 태어나 밤하늘 별들에 호기심을 키워가던 꼬마 코페르니쿠스가 가톨릭 주교인 삼촌의 권유에 따라 대학에서 법률과 의학을 공부하고 당시엔 안정적 신분인 수도사까지 되고서도 끝내 ‘천문’의 뜻을 놓지 않은 삶을 담아냈다. 그의 깨달음은 단박에 홀로 이뤄진 게 아니었다. 어린 시절 선생님들과 대학교수는 확고부동한 진리였던 지구중심설(천동설)을 뛰어넘도록 그에게 지혜와 용기를 준 멘토들이었다. 이탈리아 대학에서 유학하던 중에, 스승과 함께 오랜 천문 관측을 한 끝에 중세 천문학의 ‘위대한’ 교과서인 <알마게스트>에 결정적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은 이후에 태양 중심 천문학에 매달린 삶의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돈다’는 요상한 천문학을 좇는 그에게 보낸 가톨릭 교계와 사회의 시선은 온통 경계와 조롱이었다. 불온한 과학을 품은 그는 혼자 연구하며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세상을 뒤흔든 그의 저서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1543)가 그가 숨지기 직전 얼마나 긴박한 상황에서 출판됐는지가 마지막 장에서 펼쳐진다. 또한 이 책에선 농민 곁에서 민중의 삶을 이해하려 했던, 능력 있는 정치 지도자로 한때 활동했던 코페르니쿠스의 새로운 면모가 인상적으로 드러난다. 대안학교인 과천자유학교의 학부모들이 교재로 번역해 쓰던 것을 교정·편집해 펴냈다. 청소년.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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