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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6월 20일 잠깐독서

등록 2009-06-19 19:31수정 2009-06-19 19:33

〈미디어독점-‘시민 케인’에게 언론을 맡길 수 없다〉
〈미디어독점-‘시민 케인’에게 언론을 맡길 수 없다〉




한국판 ‘시민 케인’ 나올라

〈미디어독점-‘시민 케인’에게 언론을 맡길 수 없다〉

영화 <시민 케인>의 실제 모델은 미국 최초로 10여개의 신문사 등을 보유했던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다. 그는 상속받은 돈으로 신문 왕국을 건설해 정치적 야심을 달성하는 도구로 이용했다. 심지어 여론을 선동해 미국 정부를 전쟁에 휘말리게 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시민 케인’은 자본이 언론을 장악할 때 나타나는 폐해를 드러낸 인물이다.

<미디어 독점>은 신문·방송 겸영, 대기업의 방송사업 지분참여 허용을 뼈대로 한 한나라당 미디어법의 문제점을 지적한 책이다. <동아일보> 편집국장, 신문발전위 위원장을 거친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가 펴냈다. 지은이는 경제논리를 내세워 견제장치도 없이 자본에 방송을 개방하는 것은 한국판 시민 케인 등장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 주장한다. 또 미디어 소유 규제 완화가 세계적 추세라는 주장을 반박한다. “(미국에서는) 2000년대 들어 두 차례나 미디어 기업들의 겸영 입법화 시도가 국민의 저항으로 무산됐다. …유럽은 겸영이 허용되나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다.”(284쪽) 프랑스 헌법과 유럽연합 기본권 헌장에는 표현의 자유를 위한 미디어 다원주의가 규정돼 있다. 다원주의 유지를 위해서는 매체 수뿐 아니라 소유자의 다양성이 중요하다.

언론관계법 논의기구인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여당의 여론조사 거부로 사실상 좌초됐다. 50년간 언론계에 몸담은 지은이는 여당에 이렇게 충고한다. “미디어법 통과를 강행할 때 제2 민주항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모르나 후유증은 오래갈 것이다.” /한울아카데미·1만6000원.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지금 대한민국의 상식은 무엇인가

〈상식의 힘〉

〈상식의 힘〉
〈상식의 힘〉
10여년 전쯤 헝가리로 이민간 한 한국 주부가 그곳 시장에서 사과를 샀다. 그런데 사과 파는 할머니는 꼭 잘 익은 것과 못난 것을 섞어서 담아줬다. 헝가리말이 어느 정도 된 어느 날 이 주부는 “돈을 더 드릴 테니 좋은 것으로만 주세요”라고 주문했단다. 자본주의 한국에선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경멸적 시선뿐이었다. “앞에서 좋은 것을 다 가져가면, 나중에 온 사람은 무엇을 가지냐”며. 바로 그것이 ‘사회주의 헝가리’가 남긴 우리와는 다른 ‘상식’이었던 것이다.

<상식의 힘>은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을 지낸 차병직 변호사가 이런저런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부르는 ‘상식’을 식탁, 날씨, 음식, 재채기 등 다양한 일상 속에서 찾고 있다. ‘낙천적 냉소주의자’로 자신을 일컫는 지은이는 이런 ‘일상의 상식’ 속에서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희망을 찾는다. 그것이 그가 이 책에 ‘세상을 움직이는 기본’이란 부제를 단 이유이기도 하다. 그 사례 하나. 1770년대 ‘식민지 미국’에서는 “대표 없이 과세 없다”는 구호를 중심으로 참정권 운동이 한창이었다. 그때 토머스 페인이라는 작가가 과세 철폐가 아니라 독립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1776년 47쪽짜리 팸플릿을 썼다. 미국 독립운동의 지도자인 벤저민 러시는 이 팸플릿에 <상식>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 책은 50만부가 넘게 팔리면서 독립운동을 ‘시대의 상식’으로 만들었다. 민주주의의 후퇴를 경험하고 있는 ‘오늘 대한민국의 상식’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홍익출판사·1만3000원.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세속의 왕 교회의 아버지

〈교황들, 하늘과 땅의 지배자〉

〈교황들, 하늘과 땅의 지배자〉
〈교황들, 하늘과 땅의 지배자〉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라는 초월적 지위 때문에 인간과 신의 중간자로 인식될 때가 많다. 가톨릭 세계의 절대자인 교황은 로마제국에서부터 연연히 이어져 왔다. 교황들은 서양세계 안에서 숱한 권세가들과 때로는 연합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누려 왔다. 따라서 교황의 역사는 곧 서양의 역사다.

이 책은 교황제의 역사에서 특히 극적이고 긴박감 넘치는 기간을 집중 조명했다. 사도 베드로에서 출발하는 2천년 교황 역사 중 11~16세기의 500여년이 배경으로, 총 265명의 역대 교황들 중 8명을 택했다. 유럽사로 보면 중세 전성기부터 르네상스 초기에 해당하는 시대로, 교황의 권력이 성과 속을 아우르는 최절정에서 지금처럼 신앙 쪽으로만 국한되는 역동적인 전개 과정을 펼쳐 보이고 있다. 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카노사의 굴욕과 아비뇽 유수에서부터 독일 용병들의 로마 약탈 등이 드라마틱하게 이어진다. 이 책은 애초 독일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것을 나중에 책으로 엮은 것이다.

독일 왕 하인리히 4세를 문 밖에서 떨게 만들었던 그레고리오 7세, 시스티나 대성당을 남긴 식스토 6세, 매춘 파티를 벌이는 등 도저히 교황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하고 타락했던 알렉산데르 6세, 마르틴 루터와 대결했던 레오 10세, 황제에게 쫓겨 로마를 버리고 도망간 클레멘스 7세, 종교재판소를 재도입한 바오로 3세 등의 삶과 믿음, 인간적 욕망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김수은 옮김/동화출판사·1만8000원. 권태호 기자 ho@hani.co.kr

세상에 따귀 날린 열세 살 소녀들

〈길 위의 소녀〉

〈길 위의 소녀〉
〈길 위의 소녀〉
열세 살 주인공 소녀는 천재다. 그래서 소녀는 소녀가 아니다. 키스할 때 혀를 어느 방향으로 돌려야 할지 궁금해하는 얼치기 어른이다. 어느 날 기차역에서 만난 노숙자 소녀. 엄마에게 버림받고 덩치만 웃자란 상처투성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둘 사이. 측은함으로 시작한 우정은 고무총처럼 세상에 질문을 쏘아댄다. 수많은 사람이 왜 거리에 나뒹구는지, 행복을 나누며 살 수 없는 것인지. 열세 살 소녀는 기댈 곳 없이 거리를 떠도는 친구를 위해 가족이 되어준다. 어른들이 잃어버린 상식을 일깨운다.

감성 돋보이는 성장소설로만 읽기엔 현실의 무게가 영 답답하다. 프랑스에만 20만이 넘는다는 노숙자. 한국도 별반 다를 것 없는 그들의 존재가 바로 현실이다. 인간은 수백 미터 높이의 마천루를 세울 수도, 바다에 인공섬을 만들 수도, 멀쩡한 강을 운하로 바꿀 수도 있다. 어느 사회가 그렇듯 노숙자가 거리에서 살아가도록 내버려두기도 한다. 소설은 웃기는 세상을 비웃는다. 동정하되 힘 보태지 않고 부정하되 싸우지 않는 세상. 헐벗은 슬픔이다. 눈물은 잠시다. 무엇이 달라지는가.

“시도도 못 해볼 이유가 무엇인가?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겁내고, 왜 더 싸워보지도 않는가?” 가냘픈 소녀의 목소리가 뺨을 휘갈긴다. “사물은 존재하는 그대로가 진실”이지만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지만” 소녀는 행동한다. 의지할 곳 없는 이들을 그저 바라만 본다면, 그늘진 곳에 촛불이라도 비추지 않는다면, 슬픔은 눈물로 녹일 수 없다. 델핀 드 비강 지음·이세진 옮김/김영사·1만원. 최정봉 기자 bong2ne@hani.co.kr

잘못된 범죄상식 바로잡기

〈패러독스 범죄학〉

〈패러독스 범죄학〉
〈패러독스 범죄학〉
형사사법학은 왜 범죄가 발생하는지, 어떻게 하면 범죄를 예방하고 줄일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라고 한다. <패러독스 범죄학>은 범죄의 허상이 아닌 실상을 제대로 알아야 범죄 피해를 줄일 수 있고 범죄에 대한 쓸데없는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쓰인 책이다. 형사사법학을 공부한 지은이 이창무(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씨는 범죄에 대한 그릇된 상식을 깨고자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연쇄살인범 강아무개의 예에서 보듯 범죄형 얼굴은 따로 있을 수 없다. 또한 강도는 대부분 우발적이라기보다는 합리적인 판단 아래 범행한다. 범죄 대상이 얼마나 취약한지, 잡히지 않고 성공할 가능성을 따지고 강도행위로 인한 수익을 계산한 뒤 범행한다. ‘영악함’과 ‘비겁함’은 살인·강도·조직폭력 범죄의 본디 특성이다. 자기보다 약하거나 만만한 상대만 골라 피해를 입힌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이지만, 조폭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분식’된 상식도 다시금 일깨운다. 지은이는 강아무개 연쇄살인범을 두고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는 식으로 보도된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 그를 사이코패스라 단정하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사이코패스이면서 범죄자가 아닌 경우도 많고 사이코패스가 아니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범죄는 20대 젊은층이 가장 많이 저지른다는 상식은 미국이나 유럽에선 맞는 말이지만, 한국에선 틀렸다. 최근 한국에선 40대의 범죄율이 가장 높다. 청소년 범죄가 날로 흉포해진다는 생각과 달리 최근 10여년 동안 살인 등 청소년 범죄는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고 이 책은 알려준다./메디치·1만3000원.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여행도 ‘공정’하게 해보세요

〈희망을 여행하라〉

〈희망을 여행하라〉
〈희망을 여행하라〉
아름다운 리조트가 즐비한 몰디브 주민들은 왜 그다지도 가난할까. 히말라야를 감상하며 ‘가볍게’ 걷는 트레킹을 위해 동원되는 포터들은 과연 힘이 장사에 고산증 따위 걱정 없고 추위·동상에도 끄떡없는 슈퍼맨일까. 두근대며 길을 나섰건만 어느새 쇼핑백만 주렁주렁 들고 파김치가 돼 돌아오는 사람들. 몸도 피곤하지만 마음은 더 피폐하다. “만약 당신이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만남’임을, ‘어디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임을, ‘소비’가 아니라 ‘관계’임을 믿는다면 이 책은 새로운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희망을 여행하라>는 “서로를 깊이 존중하고 배우며, 그 만남과 머무는 시간이 공동체와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을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몰디브 인구의 83%가 관광업에 종사하는데, 인구의 42%는 1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하루를 연명한다. 다국적 관광자본은 원주민의 삶터와 일터를 빼앗고 그들의 전통의례를 무대에 쇼로 올릴 기회를, 아내와 딸에겐 성매매의 기회를, 아들과 아버지에게는 웨이터나 청소부가 될 기회를, 한마디로 비정규직 도시 빈민으로 전락할 기회를 강요했다. 가난한 포터들은 생존을 위해 50㎏ 짐을 지고 히말라야를 오르다 고산증 때문에 쓰러지면 버림받았다. 불편한 진실에 눈뜬 이들, ‘희망’을 여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책은 여행의 단면들을 인권·경제·환경·정치·문화로 쪼개 반성해보고 꼭 지켜야 할 행동지침을 일러준다. 공정 여행을 한 사람들과 운동단체들 이야기도 소개한다. 이매진피스 임영신·이혜영 지음/소나무·1만6000원.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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