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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8월 29일 잠깐독서

등록 2009-08-28 19:26수정 2009-08-28 19:27

〈오바마의 미국, MB의 대한민국〉
〈오바마의 미국, MB의 대한민국〉




미국의 허물 쫓는 대한민국?

〈오바마의 미국, MB의 대한민국〉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 언론인 김종철씨의 <오바마의 미국, MB의 대한민국>은 두 전직 대통령을 잃고 ‘민주진영’이 나아갈 길을 고민할 때, 좋은 참고가 될 만한 책이다. 미국의 역사와 오바마의 연설 등을 두루 엮어서 말하고자 하는 책의 핵심은 이명박 정부가 가려고 하는 그 방향의 끝은, 바로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극복하려고 하는 바로 그 방향이라는 것. 해직 뒤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해왔던 이 원로 언론인은 우선 ‘오바마 돌풍’의 근원으로 미국 비주류운동에 주목한다. 이 책은 이에 따라 마틴 루서 킹과 말콤 엑스 등 1960년대 대표적인 흑인 민권운동가와 오바마의 관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이런 미국 비주류들의 변화의 소망들이 오바마의 당선을 가져왔고, 그를 통해 미국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 비주류가 그렇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미국의 잘못된 부분들’이 이명박 정부가 가고자 하는 목표들임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가령, 한국에서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의료민영화의 끝은 인구의 16%인 4700만명을 의료보험 없는 사각지대로 몰아넣고 있는 미국의 의료 현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진정한 변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오바마처럼 정치적으로도 프로가 돼야 한다”고 ‘민주진영’에 조언한다. 만일 오바마가 현실정치를 무시하고, 그의 이상만 날카로운 목소리로 주장했다면, 오늘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대의 창·1만5000원.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광우병 논쟁〉
〈광우병 논쟁〉
광우병, 그 공포의 세계로 뛰어들다

〈광우병 논쟁〉

2008년 여름 대한민국은 거대한 ‘광우병 논쟁장’이었다. 텔레비전·신문·인터넷에서는 프리온, 크로이츠펠트 야코프, 특정위험물질 등의 생경한 과학 용어가 넘쳐났다. 수많은 이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시위에 나섰지만 결국 빗장은 풀렸다. 1년이 지난 지금 광우병 논란은 어느새 ‘지나간 이야기’가 됐다. 마치 광우병 위험이 갑자기 사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원으로 있는 김기흥씨가 펴낸 <광우병 논쟁>은 이 ‘기괴한 질병’에 대한 논란이 그렇게 간단히 정리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책은 지난 30여년 광우병 연구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치사율 100%에 이르는 치명적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파악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어떤 복잡한 실험과 논쟁을 거쳐왔는가가 정리돼 있다. 결론은 광우병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정리된 이론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프리온 이론’도 지금까지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일 뿐 완벽하지는 않다. 확실한 것은 현재 광우병 연구자들이 불확실성의 공포를 제거하기 위해 미세한 문제까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때문에 지은이는 소의 월령이 30개월이나 20개월 미만이면 안정적이라거나 일정 장기만 분리하면 안전하다는 식의 단정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영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은이는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광우병 공포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렀고, 심리적인 공황 상태에 빠졌던 영국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해나무·1만5000원.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인권을 외치다〉
〈인권을 외치다〉
선언으로 살핀 인권의 역사

〈인권을 외치다〉

반세기도 더 전에 만들어진 ‘세계 인권 선언’을 찬찬히 읽어보자.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 또는 그 밖의 견해,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기타의 지위 등에 따른 그 어떤 차별 없이, 이 선언에 제시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제2조) “모든 사람은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제18조) “모든 사람은 의견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가 있다.”(제19조) 1948년 유엔 총회장에서 48개국의 찬성으로 만들어진 인권에 관한 ‘가장 최저 수준’의 합의라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이 최저 수준까지도 갈 길이 멀다.

<인권을 외치다>는 인류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선언과 문헌을 통해서 본 ‘인권의 역사’다. 지은이 류은숙씨는 인권운동사랑방 등에서 17년 동안 인권운동에 헌신한 활동가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듯, 모든 선언도 피를 요구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5천만명의 목숨을 희생하고야 탄생한 것이 ‘세계 인권 선언’이다. “여성이 단두대에 오를 권리가 있다면 연단에 오를 권리도 있다”며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을 쓴 프랑스의 올랭프 드 구즈는 ‘부자연스럽고 인도에 어긋난’ 여성이라는 이유로 단두대에서 처형당했다. ‘파리 코뮌 선언’ ‘노예 해방 선언’ 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선언에서부터 ‘노동 피착취 인민의 권리 선언’ ‘노인을 위한 유엔 원칙’ 등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문헌까지 꼼꼼히 다루고 있다. /푸른숲·1만5000원.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20세기 우리 역사〉
〈20세기 우리 역사〉
“6·25는 침략 아닌 민족통일 전쟁”

〈20세기 우리 역사〉

2005년 7월 강정구 동국대 교수는 인터넷 매체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6·25전쟁은 통일전쟁이면서 동시에 내전이었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 달 이내에 끝났을 것이다”라고 썼다. 이 글을 문제삼아 검경은 강 교수를 구속 수사하려고 했고,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불구속을 지시했다. 결국 강 교수는 2007년 2심에서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한국 역사학계의 거두인 강만길 전 상지대 총장은 <20세기 우리 역사>에서 이 전쟁에 대해 강 교수와 마찬가지로 “침략전쟁이라기보다는 민족통일 전쟁이었다”고 말한다. 1000년 이상 단일국가를 유지해온 공동체가 분단됐기 때문에 무력으로라도 통일민족국가를 성립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 근거로, 선제 공격한 북쪽이나 반격한 남쪽 모두 한반도 전체를 장악하려고 진격했던 점을 들었다. 이 책은 우리 민족의 20세기가 한마디로 ‘불행한 세기’였다고 말한다. 전반기엔 일본의 강제지배를 받았고, 후반기엔 민족이 분단돼 서로 싸우거나 대립했기 때문이다. 특히 강 전 총장은 현재 계속되는 분단의 원인을 일제의 강점이나 미국과 소련의 분할 점령뿐 아니라, 민족해방운동 과정에서 나타난 좌우익의 대립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앞으로 통일 과정에서 주체적 능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6·15 남북공동 선언이 ‘협상통일’로 가는 신기원을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강의 교재로 만들어진 이 책은 20세기 한국에서 일어난 중요 사건과 상황들을 28개로 나눠 다루고 있다. /창비·1만5000원.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인류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
〈인류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
지식 거장들의 세계 설계도

〈인류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

<인류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은 <철학 콘서트>의 지은이 황광우씨의 새 책이다. 책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세계를 뒤흔든 역사 속 사상을 통시적으로 섭렵한 교양서다. 300여쪽의 분량에서 지은이는 자유주의, 사회주의, 파시즘 등 서양사상에서 유가·도가·법가의 동양사상, 우리의 동학사상까지 두루 살핀다. 딱딱하고 지루한 사상들은 지은이의 ‘입과 위’ 속에서 부서지면서 쉽고 재밌는 이야기로 우리 앞에 새롭게 놓인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지난해 ‘촛불’이 외친 대한민국 헌법, 그 전문에 로크의 ‘혁명권 사상’이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 헌법 전문에는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는 바로 “자유와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정부의 존립 이유이며, 정부가 이를 지키지 못하면 국민은 정부를 전복시킬 권리가 있다”는 로크의 사상에 따른 것이라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하여, 지난해 거리에서 촛불을 든 중3 여학생들에게 죄가 있다면,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의 가르침대로 길거리에 나선 죄밖에 없으며, 촛불시위의 배후 교사자는 다름 아닌 존 로크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지은이는 특히 ‘사상이 없으면 세계를 볼 수가 없고, 사상이 없으면 세계를 만들 수가 없다’고 주창하며 ‘세계를 좀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려는 이라면 지식의 거장들이 만든 세계의 설계도를 이해해야 한다’며 책을 쓴 뜻을 밝힌다. /비아북·1만4000원.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민스키의 눈으로 본 금융위기의 기원〉
〈민스키의 눈으로 본 금융위기의 기원〉
자산시장 주무르는 ‘파괴의 손’

〈민스키의 눈으로 본 금융위기의 기원〉

나라 안팎으로 경기회복의 신호등이 켜지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요동쳤던 것에 견주면 상전벽해라 할까. 생전에 비주류 경제학자였던 하이먼 민스키(1919~1996)의 생각은 반대일 듯하다. 그는 금융위기가 역사적으로 반복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융시장은 본질적으로 팽창과 수축을 오갈 수밖에 없다는 게 민스키의 결론이다. 후학들은 금융 사이클이 팽창에서 수축으로 급작스럽게 바뀌는 지점을 ‘민스키 모멘트’라 이름 붙였다.

자산운용사 대표인 지은이는 민스키의 주장에 터잡아 ‘효율적 시장 이론’에 도전장을 냈다. 핵심은 상품시장과 자산시장의 비교에 있다. 상품시장에선 값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들어 금세 안정을 찾아가지만, 자산시장은 되레 수요가 늘어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논란은 곧장 중앙은행 쪽으로 옮아간다. 밀턴 프리드먼은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을 왜곡하기 때문에 없어져야 한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민스키는 중앙은행이 비효율적인 시장을 효율적으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현실은 누구의 승리일까?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양쪽 주장을 뒤섞는 ‘제3의 길’을 택했다. 지은이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힘을 키워가는 자산-부채 사이클’이 존재하는 금융시장에선 그것은 ‘파괴의 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책에는 적절하게도, ‘시장을 파괴하는 보이지 않는 손을 보다’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조지 쿠퍼 지음·김영배 옮김/리더스하우스·1만4000원.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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