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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한겨레 옛이야기’ 10년 대장정 마침표

등록 2009-09-25 19:30수정 2009-09-25 19:31

〈빛으로 세상을 다스리다 - 신라 건국신화〉〈하늘이 나라를 세우라 했네 - 가야 건국신화〉〈동쪽 나라의 왕이 되소서 - 고려 건국신화〉
〈빛으로 세상을 다스리다 - 신라 건국신화〉〈하늘이 나라를 세우라 했네 - 가야 건국신화〉〈동쪽 나라의 왕이 되소서 - 고려 건국신화〉
각 분야 권위자들 기획·집필…‘건국신화’ 끝으로 35권 완간




〈빛으로 세상을 다스리다 - 신라 건국신화〉
〈하늘이 나라를 세우라 했네 - 가야 건국신화〉
〈동쪽 나라의 왕이 되소서 - 고려 건국신화〉

조현설 글·편형규 조혜원 이선주 그림/한겨레아이들·각 8500원

‘신라의 건국신화’ 하면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가 생각난다. 가야는 그와 비슷한 출생의 비밀을 가진 수로왕이 주인공이다.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대부분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러나 ‘한겨레 옛이야기 건국신화’를 보면 꼭 그게 전부는 아니다. 동아시아 신화 전문가인 조현설 교수(서울대 국문과)는 고조선·고구려 편에 이어 이번에도 새로운 건국신화 세 권을 선보였다. 신라 편에서는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 공헌을 한 ‘빛나는 조연’ 호공의 이야기가 새롭다. 글쓴이는 <삼국사기>의 내용을 근거로 일본 땅에서의 전쟁을 피해 바다를 건너온 호공의 표류기, 그리고 혁거세왕의 외무대신이 되어 당시 최강대국이던 마한 왕을 독대해 조공 요구를 틀어막은 담판 내용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가야 편에서는 또 하나의 신화 정견모주 이야기를 아울렀다. 정견모주는 세상을 만든 마고 할미의 딸로, 천신 이비가의 씨를 받아 알 두 개를 낳았다. 거기서 나온 쌍둥이 뇌질주일과 뇌질청예가 각각 대가야와 금관가야를 세웠다는 내용이다.

‘한겨레 옛이야기’ 10년 대장정 마침표
‘한겨레 옛이야기’ 10년 대장정 마침표
건국신화 시리즈의 백미는 고려 편이다. 송악의 호족 출신인 태조 왕건이 후삼국 시대에 혁혁한 전공을 세우며 왕위에 오른 일을 ‘역사’가 기록하고 있는데 웬 신화라니? 어쨌든 이 책에서는 고려 의종 때 김관의가 편찬한 <편년통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왕건의 6대조 호경은 신라 왕족 출신이며 나중에는 산신이 된다. 또 풍랑을 만나 송악에 정박한 당나라 태자(후에 숙종)는 왕건의 증조할머니와 정을 나눠 작제건을 낳고 왕건의 할아버지 작제건은 용왕의 딸과 결혼한다. 신라·당나라·용왕의 혈통까지 섞인 고려 왕조는 그야말로 일국을 다스릴 만한 고귀한 가문인 셈이다.

그러나 안쓰럽다. 나라를 세운 지 200년이 지난 시점에 태조 왕건의 6대조까지 들춰내, 심하게 윤색한 ‘역사책’이 나온 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편년통록>은 무인 정중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기 7년 전인 1163년에 완성됐다. 이미 그때부터 고려 왕조는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왕조의 신성함을 강조했다는 글쓴이의 해설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특별한 건국신화’ 고려 편을 마지막으로 35권짜리 한겨레 옛이야기 시리즈가 드디어 완간됐다. 1999년 <소별왕 대별왕> 등 신화 다섯 권을 처음 출간하며 시작된 10년 대장정이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그 밖에도 <조선의 여걸 박씨 부인> 등의 인물설화, <울지 마, 울산바위야> 등의 전설, <방귀쟁이 며느리> 등의 민담이 각각 다섯 편씩, 그리고 <허생전> 등의 고전소설 열 편 등 옛날이야기의 모든 장르를 제대로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구비설화 전공자인 신동흔 교수(건국대 국문과)와 고전소설 전공자인 정출헌 교수(부산대 한문학과) 등 각 부문 최고 전문가들이 기획·집필을 주도했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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