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최인호(65)씨
소설 ‘가족’ 연재 35년6개월만에 끝낸 최인호씨
소설가 최인호(65·사진)씨가 월간지 <샘터>에 실어 온 소설 <가족> 연재를 35년 6개월 만에 마감했다.
샘터사는 최인호씨가 지난해 10월호에 발표한 402회를 마지막으로 <가족> 연재를 끝내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가족>은 1975년 9월호부터 <샘터>에 발표되기 시작한 ‘국내 잡지 사상 최장기 연재소설’로 작가 자신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일기나 에세이처럼 쓴 글이다.
작가 최씨는 30년 넘는 세월 동안 외국 여행 중의 기술적인 문제로 한 회 쉰 것 말고는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연재를 이어 왔다. 그러나 2008년 7월호 원고 집필 이후 건강이 나빠져 연재를 중단한 바 있다. 작가가 연재를 쉬는 동안에는 하성란·김별아·김종광·윤성희·백가흠·손홍규씨 등 후배 작가들이 가족에 관한 글을 대신 실었다.
가족·주변인들 이야기 담아
국내잡지 사상 최장기 연재
건강 나빠져 중단·재개 반복 최인호씨는 7개월의 중단 이후 2009년 3월호에 연재를 재개했으며 그해 8월호에는 400회 연재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10월호 집필 이후 다시 연재를 중단했고, 연말에 연재를 아예 끝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가족> 마지막회가 된 2009년 10월 402회 ‘참말로 다시 일어나고 싶다’는 연재 종료 결정에 이른 작가의 최근 건강 상태와 심정을 담고 있어 보여 주목된다. 가까운 이와 함께 춘천 여행을 간 작가는 그곳 김유정 생가에 들러 김유정이 스물아홉 나이로 요절하기 직전 친구 안회남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를 접한다. 자신이 스무 살 문학청년 시절 습작 공책 첫머리에 베껴 놓고 읽을 때마다 울었다는 그 편지는 결핵으로 스러지기 직전 탐정소설 번역으로 돈을 만들고 그 돈으로 닭과 뱀을 사서 고아 먹고 싶노라는 내용이었다. 작가 최씨는 연재 글에서 김유정의 편지에 이어 릴케의 시를 마저 인용한 다음 이렇게 썼다. “아아, 나는 돌아가고 싶다. 갈 수만 있다면 가난이 릴케의 시처럼 위대한 장미꽃이 되는 불쌍한 가난뱅이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그리고 참말로 다시 일·어·나·고·싶·다.” 한편 <샘터>는 2010년 2월호에 ‘402 + 소망회-가족은 인생의 꽃밭입니다’라는 특집을 꾸며 <가족> 연재 마무리를 기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샘터사는 독자들이 작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 감사 편지 등을 쓴 종이로 학을 접어 보내면 1천 마리를 모아 감사패로 제작할 계획이다. 종이학과 편지는 2월5일까지 우편이나 샘터 홈페이지(www.isamtoh.com), 문자 메시지(#970010400)로 접수할 수 있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국내잡지 사상 최장기 연재
건강 나빠져 중단·재개 반복 최인호씨는 7개월의 중단 이후 2009년 3월호에 연재를 재개했으며 그해 8월호에는 400회 연재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10월호 집필 이후 다시 연재를 중단했고, 연말에 연재를 아예 끝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가족> 마지막회가 된 2009년 10월 402회 ‘참말로 다시 일어나고 싶다’는 연재 종료 결정에 이른 작가의 최근 건강 상태와 심정을 담고 있어 보여 주목된다. 가까운 이와 함께 춘천 여행을 간 작가는 그곳 김유정 생가에 들러 김유정이 스물아홉 나이로 요절하기 직전 친구 안회남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를 접한다. 자신이 스무 살 문학청년 시절 습작 공책 첫머리에 베껴 놓고 읽을 때마다 울었다는 그 편지는 결핵으로 스러지기 직전 탐정소설 번역으로 돈을 만들고 그 돈으로 닭과 뱀을 사서 고아 먹고 싶노라는 내용이었다. 작가 최씨는 연재 글에서 김유정의 편지에 이어 릴케의 시를 마저 인용한 다음 이렇게 썼다. “아아, 나는 돌아가고 싶다. 갈 수만 있다면 가난이 릴케의 시처럼 위대한 장미꽃이 되는 불쌍한 가난뱅이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그리고 참말로 다시 일·어·나·고·싶·다.” 한편 <샘터>는 2010년 2월호에 ‘402 + 소망회-가족은 인생의 꽃밭입니다’라는 특집을 꾸며 <가족> 연재 마무리를 기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샘터사는 독자들이 작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 감사 편지 등을 쓴 종이로 학을 접어 보내면 1천 마리를 모아 감사패로 제작할 계획이다. 종이학과 편지는 2월5일까지 우편이나 샘터 홈페이지(www.isamtoh.com), 문자 메시지(#970010400)로 접수할 수 있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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