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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현장취재와 실험 바탕한 자녀교육 기준서

등록 2010-02-26 20:40

 〈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사생활〉




베스트셀러 읽기 /

〈아이의 사생활〉

교육방송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음/지식채널·1만6800원

소득 대비로든 절대치로든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사교육비가 상징하는 한국의 교육열풍은 전대미문의 경지에 진입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한국인은 행복해지고 나라의 미래도 더 밝아졌나? 아니 이렇게 물어보는 게 더 낫겠다. 교육열풍이 당신의 아이를 과연 공부 잘하는 똑똑이로 만들어주었나, 그 살벌한 경쟁에서 당신의 아이를 승자로 만들어주었나, 그래서 아이가 그만큼 더 행복해졌나? 만일 그렇지 않거나 잘 모르겠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교육광풍에 휘둘리면서도 갈 곳 모르는 어버이들의 초조와 불안과 불신은 그럴수록 난무하는 온갖 교육대책과는 반비례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듯하다.

2008년 2월 <교육방송>의 5부작 기획물 ‘아이의 사생활’이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낸 데는 바로 그런 사회적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물론 그런 배경이 프로의 성공을 자동 보장해주는 건 아니다. ‘아이의 사생활’은 호기심을 촉발하는 참신한 접근과 믿음이 가는 이론, 설득력 있는 다양한 실험, 친절하고 알기 쉬운 화면구성으로 사회적 욕구에 효과적으로 부응했다. 인지와 인성 발달의 열쇠를 쥔 뇌는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작동하나, 남녀의 차이는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그것은 또한 우열의 차이인가 선후의 차이인가, 아이큐 검사는 믿을 만한가, 성공한 사람들에게 높다는 다중지능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하면 더 높일 수 있나?

시청각 자료를 풍부하게 활용한 그런 식의 접근에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3~4살에서 초등학교 4학년 정도의 아동들을 자식으로 둔 부모들이 빠져들 만했다. 무조건 돈을 쏟아붓고 학원에 보낸다고 공부가 되는 게 아니다. 먼저 학습 메커니즘을 알아야 하고 나이와 성별에 따른 차이도 파악해야 한다. 인내와 타인 배려 등을 중시하는 도덕성과 자아존중감 함양도 아이의 성공과 행복, 나아가 공부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무턱대고 공부만 잘하려 해서는 오히려 공부가 잘 안되고 행복도 더 멀어질 수 있다. 이런 주제들은 인간 자체의 비밀에 호기심을 지닌 일반인들도 강하게 자극했다. 피디와 작가들의 1년여에 걸친 현장취재, 4200명에 이르는 설문조사, 서울대 심리학과 멤버를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 70여명이 동참한 과학적 실험이 그것을 탄탄하게 받쳐주었다.

지식채널이 펴낸 <아이의 사생활>은 이 방송 시리즈물의 종이책 증보 버전이다. 2009년 1월에 1쇄가 나온 이 책은 지금 35쇄까지 찍었다. 적게 잡아도 7만권 이상, 많게는 10여만권이 팔렸다는 얘기다. YES24와 인터파크 등 온라인서점에서 줄곧 종합순위 10위 안에 들었고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집계에선 ‘가정생활’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그 추세는 아직 꺾일 기미가 없다.

이 책 책임편집자 배경란씨는 “방송의 기본틀을 유지했지만 내용을 60%쯤 더 보강해 만들었다”며 “이 책 출판 이후 자녀교육서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했다. “그 전까지는 소수 권위자들의 주관적 견해가 혼재했고 자녀교육용 책 시장 판세도 약했다. <아이의 사생활>은 자녀교육 서적의 기준점, 책 선택의 과학적·객관적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나름의 획을 그었다. 하나의 기준서가 됐다고 자부한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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