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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그림으로 보는 ‘최초’의 기록

등록 2010-05-21 18:31

 〈거꾸로 그린 그림〉
〈거꾸로 그린 그림〉




〈거꾸로 그린 그림〉

1994년 프랑스에서 발견된 쇼베 동굴에는 400여점의 동물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약 3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채색벽화가 현전하는 인류 최초의 회화다. <거꾸로 그린 그림>은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회화 발달사에서 중요한 ‘최초’의 기록 30가지를 추려 소개한다. 미술사에서도 ‘최초’란 혁신적 창의력, 시대와의 불화, 기성의 것들에 대한 도전과 반란의 다른 말이었다.

14세기 이탈리아의 타데오 가디는 당시만 해도 어두운 마력의 시간으로 여겨졌던 밤을 최초로 화폭에 담았고, 15세기 얀 반에이크는 나체를 수치와 죄악으로 여겼던 당대의 통념을 깨고 실물 크기 누드화 ‘아담과 이브’(1432년)를 선보였다. 마사초는 최초로 평면화에 사실적 입체감을 부여한 일점원근법을 적용한 ‘삼위일체’(1428년)를 남겼다. 막스 에른스트의 ‘아기 예수를 혼내는 성처녀’(1926년)는 종래 성모자상에 대한 도발적 모험이었다. 성모가 무릎 위에 어린 아들을 발가벗기고 손바닥으로 엉덩이가 벌겋게 되도록 때리는 이 그림은 성서 외전으로 분류된 도마복음의 실제 기록을 근거로 한 상상도였지만, 에른스트는 파문당했고 그림은 불경 판결을 받았다. 바젤리츠는 ‘머리 위의 나무’(1969년)라는 위아래가 바뀐 그림으로 웃음거리가 됐지만 창작자의 행위는 문자 그대로 ‘전복’이었다. 이 밖에도 최초의 풍경화, 자화상, 꿈 묘사, 속도감, 추상화, 입체파와 현대 팝아트에 이르기까지, 풍부하게 삽입된 명화들을 보며 미술사의 흐름과 의미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플로리안 하이네 지음·최기득 옮김/예경·1만8000원.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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