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불안을 읽는다〉
잠깐독서
〈일본의 불안을 읽는다〉
‘닛폰’과 ‘니혼’. 둘 다 일본인들이 자기 나라를 읽는 방법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10년 동안 유학했던 성공회대 권혁태 교수는 최근 일본 사회에서 ‘닛폰’의 사용이 늘고 있음에 주목한다. ‘닛폰’은 1930년대 일본 제국주의가 흥하면서 세를 얻은 용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니혼’의 세가 약해지고 있는 것은 일본 사회의 우경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일본의 불안을 읽는다>는 이렇게 권 교수가 생활과 역사 속의 크고 작은 일들을 통해, 일본 사회가 1990년대 이후 급격히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이유를 짚어본 책이다. 흔히들 일본의 우경화를 ‘신한·미·일 삼각동맹’ 등 국제정치와 그 속에서의 일본의 ‘야망’ 등을 통해 진단한다. 하지만 이 책은 전후 일본 역사를 살펴보면서 일본 사람들 사이에 형성된 불안, 분열, 트라우마, 그리고 자기 기만을 우경화의 주요한 근거로 제시한다.
이에 따라 지은이는 재일조선인, 아이누, 오키나와와 같은 ‘소수자’ 문제, 후지산, 영토, 국기, 국가 같은 문화 내셔널리즘의 표상 문제 등 역사와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문제들에 주목한다. 하지만 ‘일본이 이렇게 우경화해 있구나’ 하는 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이 책을 읽는 올바른 방법이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이명박 정부 들어 일본 사회 못지않게 남한도 우경화돼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좋은 독서법은 이 책의 일본 사례를 접할 때마다, “그럼 우리 사회는?”이라는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다. /교양인·1만9800원.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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