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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놀랍게도 비슷한 ‘동서양 치유역사’

등록 2010-09-17 23:01

 〈의학이란 무엇인가〉
〈의학이란 무엇인가〉
〈의학이란 무엇인가〉

사람의 몸에 생긴 이상을 바로잡으려는 ‘치유’의 역사는 인류의 나이만큼이나 오래됐다. 치유에는 직접 몸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뿐 아니라, 신들에게 올리는 기도와 귀신을 쫓는 의식 같은 신비의 영역, 마사지, 약물 복용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의학은 과학적 지식이 치유에 접목되면서 생겨난 영역이다. <의학이란 무엇인가>는 기원전 5~4세기 무렵 유럽과 중국에서 거의 동시에 나타난 ‘동서양 치유의 역사’(이 책의 부제)를 한눈에 보여준다. 지은이는 의학사상이 당대의 사회경제적 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그 양태 또한 두 문명에서 놀랍게도 비슷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예컨대 ‘혈액 순환론’을 주창한 윌리엄 하비(1578~1657)는 “생명운동은 중앙(영혼이든 뇌이든)의 통제에 더는 종속되지 않는다. 그것은 자치주의의 표현이며 … 근육은 심장과 마찬가지로 독립적 생명형태이며, 뇌와 신경에 의해 조절되고 통합될 뿐”이라고 했다. 그것은 12세기 영국의 대헌장을 인간의 몸에 옮겨 놓은 것이었다. 기원전 1세기 중국의 ‘관상계 속의 부단한 흐름’이란 개념도 통일된 중국왕조가 모델이 됐다.

책은 ‘생명몸+X’로 시작해 윤리와 법치, 국가에 대한 치유와 유기체에 대한 치유, 신학에서 벗어난 의학, 손을 씻어서 세균의 접근을 막아라, 컴퓨터단층촬영기 속에 홀로 남겨지다, 치유와 에너지의 위기, 모든 다양성의 통합에 대한 전망 등 99개 항목으로 짜였다. 의료사적 사건들의 배경에 깔린 자연과학과 정치권력과 의학사상의 관계는 지적 흥미와 사회·역사적 통찰력을 준다. 파울 운슐트 지음·홍세영 옮김/궁리·1만8000원.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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