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강의〉
〈논어 강의〉
‘진짜 예수’도 알기 어렵듯이, ‘진짜 공자’도 알기 어렵다. 책방에 공자 관련 책이 넘쳐나는데도 그렇다. 아니, 고전 재번역 운동을 주장하는 묵점 기세춘 선생은 오히려 범람하는 공자 관련 서적들이 공자를 더욱 알기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한다. 시류에 편승하거나 ‘대박’을 바라면서 ‘윤색되고 가공된 공자’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런 ‘이상한 공자’들의 범람은 그가 ‘정치·사회사상서로서의 논어 읽기’라는 부제를 단 <논어 강의>를 펴낸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진 공자의 이미지는 지혜로운 현인, 인자한 스승, 고매한 선비, 보수적인 유교문화의 상징 정도다. 하지만 <논어 강의>는 이런 공자 이미지는 공자에 대한 일면을 강조한 것이거나, 지나치게 색칠된 것이라고 비판한다.
<논어 강의>는 공자의 진정한 모습은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라는 난세를 온몸으로 살아낸 정치가요 대사상가”라고 규정한다. 공자는 무너진 왕권이 난세의 원인으로 보고 구체제의 복고를 강조하는 ‘왕도주의’를 주장했다. 당시 민생 피폐의 근본 원인이 왕권의 권위가 무너진 데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수주의자라 할 만하지만, 단순한 보수주의자는 아니다. 그가 자신의 유학을 통해 지식인 계급을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는 ‘중도계급’으로 정립시켰기 때문이다. 공자는 자신의 유학을 통해 지식인 계급을 역사의 전면에 최초로 등장시킨 지식인 계급의 원조인 셈이다. <논어 강의>는 지식인의 시조인 공자를 비판적으로 읽음으로써 그를 오늘날 지식인의 한계와 약점을 경계하는 거울로 삼자고 제안한다. 바이북스/5만원.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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