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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탈선 소녀들을 위한 응원가

등록 2010-12-17 21:14수정 2010-12-17 21:18

<너는 젊다는 이유 하나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너는 젊다는 이유 하나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잠깐독서/

너는 젊다는 이유 하나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너도 샤넬을 닮아라. 지금 이곳 생활을 네 인생에 모두 이용해먹으렴.” 네 살 때부터 고아원에 살다가 센터로 옮겨와 청소에 잔꾀를 부리는 16살 소녀를 보면서 지은이 글라라(김인숙) 수녀는 이런 주술을 읊는다. 어릴 때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자란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이 수녀복에서 영감을 얻어 짙은 색 옷감의 단순하면서도 중후한 디자인을 만들어냈듯이, 이 소녀도 진정한 ‘꾀순이’로 살아가길 비는 마음엔 사랑이 담뿍 담겨 있다.

글라라 수녀가 몸담고 있는 영등포구 신길동의 ‘마자렐로 센터’는 40여명의 소녀들을 돌보는 청소년 직업훈련 생활시설이다. 이곳엔 돌봐줄 어른이 없는 아이들, 법원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거나 아동상담소를 통해 위탁된 아이들이 산다. 화장을 하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인터넷 채팅으로 어른들에게 자신의 몸을 팔고…. 너무 일찍 어른들의 세계에 눈떠버린 아이들의 웃는 얼굴엔 또래보다 아픈 성장통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글라라 수녀는 이 아이들을 ‘희망의 꽃’이라 부른다. “좋은 어른이 곁에 있으면 반드시 변화의 희망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센터의 ‘큰언니’로 자란 희재(베트남 이름 니엔티마이투)가 그 증거다. 한국인 남자와 재혼한 엄마를 따라 한국에 왔지만, 야단만 치는 아버지와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센터에서 6년을 살았던 희재는 지금은 대학에 다니면서 미용자격증을 취득했다. “흔들리면 흔들릴수록 꽃의 뿌리는 더욱 튼튼하며, 희망의 꽃은 눈물겹도록 영롱하게 피어날 것이다.” 김인숙 지음/휴·1만2000원.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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