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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네칸 만화에 자연과 철학이 ‘쏙’

등록 2010-12-31 17:28

꼬마애벌레 말캉이 1·2
꼬마애벌레 말캉이 1·2
애벌레 ‘말캉이’와 배워가는
생생한 생태 지식과 삶의 교훈
꼬마애벌레 말캉이 1·2
서지원 글·조현숙 그림/꿈황경택 글·그림/소나무·각 권 9500원

말캉이: (큰검정파리를 보고) 똥을 먹다니 더러워.

큰검정파리: 싸놓고 안 치우는 녀석. 똥을 치워주는 나. 누가 더럽냐?

말캉이:….

큰검정파리: 똥이 더러운 거라면 똥을 만드는 동물도 더러운 게 아닐까?

말캉이: 그래도 남의 똥을 어떻게….

큰검정파리: 똥은 다 같은 똥이야. 평등해!


꼬마애벌레 말캉이 1·2
꼬마애벌레 말캉이 1·2
꼬마애벌레 말캉이 1·2
꼬마애벌레 말캉이 1·2
항상 “왜?”를 달고 사는 애벌레 말캉이. 어느 날 ‘커다란 놀이터’ 숲에서 큰검정파리를 만났다. 처음엔 더럽다고 놀렸지만 똥이나 사체를 먹어 분해시키는 ‘생태계의 청소부’라는 걸 알게 된다. ‘더럽고 깨끗한 게 둘이더냐’라는 반문까지 하면서. 큰검정파리뿐 아니라 무당벌레, 청개구리, 사슴벌레, 너구리, 거미 등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숲의 동식물들은 누가 강하고 약한 게 아니라 서로 도우며 살고, 생명은 모두 소중하다는 걸 깨닫는다.

네 칸 만화 속에 생태지식과 삶의 철학을 녹여낸 <꼬마애벌레 말캉이>. 1권에서는 말캉이의 탄생과 모험의 시작을, 2권에서는 모험의 결말과 말캉이 탄생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만화가이자 생태놀이 코디네이터인 지은이 황경택씨는 어느 날 유리산누에나방의 생태를 알게 된 후 이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각 편마다 희망, 화해, 사랑, 소통 등 추상명사를 자신만의 언어로 정리한 ‘말캉말캉 단어사전’이 눈길을 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소통이란 욕심꾸러기들은 잘 못하는 것, 만족이란 자기 덩치에 맞게 먹는 것, 사랑은 아무리 복잡한 것도 해내는 것…. 만화에 등장하는 동식물의 특징과 습성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이해를 돕고 녹색과 연두색, 파란색 등 자연색으로 그려져 있어 편안한 느낌도 준다.

엉뚱하고 황당한 말캉이의 모험을 따라 키득키득 웃다보면 깨달음의 순간과 뭉클한 감동의 순간이 찾아온다. 마지막에 동그란 알에서 홀로 깨어난 뒤 엄마를 찾아다니던 말캉이가 탈피를 하고 나방이 된다. 그토록 보고 싶던 엄마처럼 큰 말캉이는 알을 낳는다. 자신도 엄마가 돼 엄마의 사랑을 깨닫는 장면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환경교육네트워크 이수종 사무처장은 추천사에서 “말캉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아름다움을 보게 됐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선물하고 싶은 자연과 삶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어린이책이지만 어른들도 읽고 한번 더 생각해 볼 만한 화두들이 많다.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각 편을 읽고 난 뒤 이야기를 되짚어보고 생각을 나누는 것도 좋을 듯싶다. 초등 1학년부터.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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