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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우주로 쏘아올린 강아지…별이 됐을까

등록 2011-01-07 21:13수정 2011-01-07 21:16

1950년대 미국과 소련은 모든 면에서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었다. 두 나라는 상대방보다 먼저 우주 로켓을 개발하려고 국력을 쏟았다. 소련은 1957년 10월4일 미국보다 먼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해 지구 주변의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위성 발사는 경쟁 상대였던 미국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 줬다. 미국은 소련이 인공위성에 폭탄을 실어 미국에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스푸트니크 쇼크’다.

<라이카의 별>은 인간들의 경쟁심과 정복욕에 희생된 개 라이카와 조련사 야코프의 슬픈 이별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과 소련은 동물을 우주로 보내 생명체가 우주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실험을 계속했다. 미국은 원숭이를 사용했고, 소련은 개를 사용했다.

소련 항공의학연구소의 조련사 야코프는 한 유기견 수용소에서 작은 개를 연구소로 데려와 짖는 개라는 뜻을 가진 ‘라이카’(멍멍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라이카는 담당 조련사인 야코프를 무척 따랐다. 야코프가 없으면 밥도 먹지 않고 그를 기다리기도 했다. 주인을 잘 따르는 라이카는 우주로 가기 위한 힘든 훈련을 잘 견뎠다. 야코프는 라이카에게 애정을 가지고 훈련을 시켰는데, 라이카가 우주에 다녀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당시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 주변의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한 소련의 다음 목표는 생명체를 인공위성에 태워 보내는 것이었다. 최초로 인공위성을 타고 우주로 갈 생명체로 라이카가 선택됐다. 야코프는 매우 기뻤지만 같이 근무하는 동료에게 라이카가 타고 갈 스푸트니크 2호는 지구로 되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슬픔에 빠졌다. 라이카는 지구 궤도를 돌다가 죽어갈 운명이었지만 야코프는 라이카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1957년 11월3일 새벽 5시29분. 라이카는 스푸트니크 2호에 태워져 지구를 떠났다.

<라이카의 별>은 미국과 소련이 ‘로켓 개발 경쟁’을 벌였던 냉전시대의 아픈 단면을 상기시킨다. 인류가 이뤄낸 눈부신 과학 발달의 뒤편에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고통 받으며 죽어간 수많은 동물들의 희생이 있었다. 라이카는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었지만, 돌아올 수 없는 로켓을 타고 지구를 떠난 최초의 생명체였다. 라이카를 싣고 지구 궤도를 돌던 스푸트니크 2호는 ‘라이카의 별’이라고 불린다. 초등 전학년.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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