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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7월 2일 잠깐독서

등록 2011-07-01 20:53


믿음을 담보로 대출상품 파는 교회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샬롬’은 히브리어로 평화란 뜻이다. 종교적 인사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 종교인들에게는 수협에서 취급하는 교회 전용 대출 상품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교회의 신규 신도를 담보로 교회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지은이는 성스러운 종교와 세속적인 대출상품의 결합이 한국 교회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경기 분당의 한 교회는 채권액이 149억원이라고 한다. 금리를 연 6%로 계산해도 매년 5억~6억원 정도를 이자로 내야 한다. 결국 이자는 교인들이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은 이런 한국 기독교계의 불편한 진실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대한민국 교회의 수는 6만~7만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세계 50대 교회 가운데 절반인 23개가 한국에 있다. 그런데 종교인은 세금 징수 대상자가 아니다. 게다가 이들은 소득세만 안 내는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명의신탁으로 당연히 내야 할 종합부동산세도 회피하고 있다고 지은이는 고발한다. 이렇게 만든 재산은 사회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북한처럼 아들에게 세습한다. 지은이는 국내 주요 교회들이 이렇게 아들에게 목사직을 넘긴 사례들을 들면서, 재벌 세습은 비판하면서도 교회의 세습에 대해 침묵하는 현실을 개탄한다. 아울러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서울 소망교회는 부동산 명의신탁은 물론 천문학적 돈을 들여 변칙 세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길은 ‘종교법인법’을 제정해 종교 법인의 일탈행위에 대한 견제와 함께 재정의 투명성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제시하는 대안이다. 김상구 지음/해피스토리·1만8000원. 권은중 기자



성호사설이 말하는 ‘도리’ ‘사회’ ‘치국’

성호, 세상을 논하다

성호 이익이라고 하면 트리오처럼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을 떠올린다. 각각 <성호사설> <목민심서> <열하일기>를 쓴 실학자로 기억한다. 입시교육의 힘이랄까. 사람과 책의 이름은 누구나 알지만 그 내용은 잘 모른다.

“저자와 책 이름을 아는 것만 해도 어딘가. 이른바 ‘고전’은 읽히지 않는 책을 부르는 또다른 명칭이니 말이다.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한문학자답지 않게 강명관 교수(부산대 한문학과)는 너그럽다. 다만 “그 책의 중요한 골자만 알면 그만인 것”이라고 점잖게 다그친다.

<성호, 세상을 논하다>에는 <성호사설>의 ‘골자’가 담겨 있다. 지루한 단순 요약이 아니라, 강 교수의 ”관심과 방식으로 읽어낸 골자”다. 그래서 흥미롭게 술술 책장이 넘어간다. 읽기 쉽지 않은 고전의 속살을 발라내 삶의 에피소드와 시사적 감상을 버무려냈다.

여러 책으로 풍속사 새로 쓰기를 시도해온 강 교수도 속살 발라내기가 쉽진 않았을 성싶다. 강 교수 스스로도 “3000여 꼭지의 글이 실린 이 책의 호한함에 두려움을 느낀 탓”이라고 고백한다. 그래서 그는 <성호사설>에서 수백편을 고르고 다시 꼼꼼히 읽어 책을 썼다.

이 책은, 고전들이란 게 중요한 이유가 그렇듯, 세상이 그리 바뀌지 않아서 의미가 크다. 옛날 쓰여졌으되 오늘날 더 큰 가르침이 된다는 것. 38꼭지로 정리된 성호의 비망록은 ‘도리’와 ‘사회’와 ‘치국’을 논함에 있어, 마치 270년 뒤인 오늘날을 훤히 꿰뚫어보는 듯하다. /자음과모음·1만7900원.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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