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엇
눈으로도 읽어요·우리를 둘러싼 세상
〈해리엇〉
동물을 의인화한 이야기지만 동물에 빗대어 인간의 이야기를 하는 우화나 알레고리를 훨씬 넘어서 감동과 충격을 준다. 그것은 역사성의 무게와 지혜로 다음 세대를 묵묵히 감싸는 해리엇과 같은 진정한 어른이 지금의 인간 현실 속에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인물이라면 인간이 아니라 갈라파고스거북을 통해 그려낼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아픔과 그리움을 느끼게도 한다.
불확실한 미래와 역사성의 해체,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를 어렵게 하는 멀티소비사회는 아이들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한다. 아기 원숭이 찰리에게 그랬듯이, 지금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묵묵히 감싸 안는 동행과 따뜻한 지혜를 통해 정체성의 기반을 주는 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어른들의 성공신화를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우리 동화의 풍토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 <해리엇>은 우리 동화에 주어지는 하나의 작은 충격이다.
김진경/동화작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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