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바닷속 집
눈으로도 읽어요·우리를 둘러싼 세상
〈할아버지의 바닷속 집〉
왜 이 그림책은 시를 떠오르게 할까. 그것은 아마도 이 책이 갖추고 있는 선명한 시적 장치 때문일 것이다. <할아버지의 바닷속 집>은 자식들이 각자 가정을 꾸려 떠나고 할머니는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은 한 할아버지가 과거를 추억한다는 단순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쩌면 그림책의 주된 독자인 어린아이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한 노인의 넋두리로 비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층층이 쌓아 올려지는 높은 집으로, 시간의 흐름을 그 집 위로 계속 차오르는 바닷물로 바꿔놓은 독창적이고 압축적인 비유는 그 추억을 아주 특별한 세계로 만들어놓는다. 그것은 애틋한 슬픔과 안타까움, 기쁨과 설렘이 있는 깊은 여행길이다. 그리고 그 깊이를 더해주는 것이 부드럽고 간결하면서도 따뜻한 색조의 그림이다.(아침독서운동본부에서 발행하는 ‘책둥이 23호’에서 발췌)
김서정/아동문학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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