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아빠를 소개합니다
눈으로도 읽어요·우리를 둘러싼 세상
■ 책읽어주는아빠를 소개합니다
자녀 교육문제 고민하면서 모이게 돼
그림책 읽으며 공부하는 시간도 가져
아빠가 읽어주니 가족 고민도 사라져 책읽어주는아빠(이하 책아빠)는 매달 한 번씩 모임을 열다가 최근에 한 달에 두 번으로 늘렸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려 정작 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임에는 보통 10여명의 회원이 참여한다. 다행히 회원 가운데에는 오랜 시간 교직에 머물며 독서 토론을 주도해 온 차상학 선생님과 사교육 없이 독서만으로 5남매를 훌륭히 키워낸 황보태조 선생님, 18년 동안 어린이 글쓰기를 지도해온 이해완 시인, 10여년을 한결같이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한 황수대 아동문학평론가 등이 있다. 이분들을 지도위원으로 이론적인 부분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이전에는 그달에 선정된 좋은 책을 읽어주고 감상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이론적인 측면까지 공부함으로써 성적 지상주의 현실에 매몰된 아이들한테 책을 통해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찾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이해완 회원이 강의를 맡았다. 이 회원은 데이비드 위즈너의 <이상한 화요일>에 대해 강의했다. 이 책은 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먼저 각자의 방식으로 책을 읽었다. 회원들 모두가 책을 읽는 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는데 이해완 회원은 “책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어내는 것”이라며 그림 한 장면 한 장면에 대해 설명해 줬다. 그러다 보니 한 페이지를 보는 데 5분 이상이 걸리기도 했다. 그림 속에 작가가 숨겨 놓은 상징들을 찾고 해석해 내는 데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강의가 끝나고 회원들의 강평이 있었다. 대체로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어떤 회원은 이 책을 손주에게 읽어줘야겠다고 했고, 어떤 회원은 미술관에 가서 명화를 봐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그림 보는 법을 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책 속 개구리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니 그 모습이 요즘 아이들의 모습과 매우 흡사해 충격을 받았다는 회원도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한마디로 불쌍하다. 갓난아기 때부터 엄마는 과도한 양의 책과 학습지, 학원으로 아이를 내몬다. 학교에 들어가면 더 심해진다. 지식도 밥처럼 한 끼에 한 그릇만 먹어야 하는데 몇 달치 지식을 한꺼번에 머릿속에 집어넣으라고 독촉한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와 부모 사이에는 불신이 싹튼다. 아이는 컴퓨터 게임이나 허접하고 자극적인 만화책(‘책아빠’에서는 좋은 만화책을 선별해 권한다) 등에 심하게 빠져들기도 한다.
책아빠는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아빠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대전 계룡문고를 운영하는 필자는 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구상해오던 중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는 아빠, 자녀교육에 애달파하는 아빠들과 자녀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런 고민들이 모임으로 발전했다. 모임에서 서로 나눈 것들을 가정에서 실천하니 어느새 아이들의 얼굴은 밝아졌고, 엄마들도 흐뭇해했다.
우리 모임은 결코 책을 많이 읽어 아이를 천재로 만들거나 공부 잘하는 우등생으로 키우자는 것이 아니다. 아빠들이 퇴근하고 돌아와 텔레비전을 보다 소파에서 잠들고, 아이는 제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아 대화가 단절된 이 황막한 세상에서 아빠들의 구실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이를 실천하자는 것이다.
자녀한테 책을 읽어주는 소박한 활동으로 아빠는 잃어버린 아빠의 자리를 찾고, 자녀와 추억을 함께 쌓을 수 있다. 그러면서 끈끈한 유대감을 갖게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제 곧 휴가철이다. 휴가지에 가면 사람들은 지나친 음주가무에 화투로 밤을 새운다. 그런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책아빠 모임에서는 ‘휴가지에서 찍은 아빠의 책 읽어주는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열 예정이다. 또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책 읽어주는 부모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필자는 요즘 여러 아이들의 책아빠가 되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로 책을 읽어주러 다닌다. “더 읽어주세요.” “가지 마세요.” 현장에서 필자를 붙잡고 늘어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책아빠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이 땅의 아빠들이여! 우리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줍시다.
[북하니 어린이도서특집] '우리 아이 여름방학 어떤 책이 좋을까요?'
이동선/책읽어주는아빠 모임(cafe.daum.net/krbookv) 회원, 계룡문고 대표
그림책 읽으며 공부하는 시간도 가져
아빠가 읽어주니 가족 고민도 사라져 책읽어주는아빠(이하 책아빠)는 매달 한 번씩 모임을 열다가 최근에 한 달에 두 번으로 늘렸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려 정작 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임에는 보통 10여명의 회원이 참여한다. 다행히 회원 가운데에는 오랜 시간 교직에 머물며 독서 토론을 주도해 온 차상학 선생님과 사교육 없이 독서만으로 5남매를 훌륭히 키워낸 황보태조 선생님, 18년 동안 어린이 글쓰기를 지도해온 이해완 시인, 10여년을 한결같이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한 황수대 아동문학평론가 등이 있다. 이분들을 지도위원으로 이론적인 부분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이전에는 그달에 선정된 좋은 책을 읽어주고 감상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이론적인 측면까지 공부함으로써 성적 지상주의 현실에 매몰된 아이들한테 책을 통해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찾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책아빠는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아빠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대전 계룡문고를 운영하는 필자는 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구상해오던 중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는 아빠, 자녀교육에 애달파하는 아빠들과 자녀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런 고민들이 모임으로 발전했다. 모임에서 서로 나눈 것들을 가정에서 실천하니 어느새 아이들의 얼굴은 밝아졌고, 엄마들도 흐뭇해했다.
책아빠가 말하는 책 읽어주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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