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원형감옥’ 갇힌 내 정보를 탈출시켜라

등록 2011-07-15 20:45수정 2011-07-15 21:49

잊혀질 권리
잊혀질 권리
잠깐독서
잊혀질 권리

‘잊혀질 권리’란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다른 사람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권리를 뜻한다. 좀더 직접적으로 풀이하면 온라인 세상에서 ‘검색당하지 않을 권리’를 말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기억’보다 ‘망각’이 일반적이었던 과거라면 잊혀질 권리를 되새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페이스북과 각종 블로그 등 타인의 기억을 통째로 저장하는 디지털 공간이 있다. 이혼이나 배우자와의 사별 등 굳이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상처가 언제 다시 불쑥 나타나 나를 괴롭힐지 모르는 세상이 찾아온 것이다.

<잊혀질 권리>의 지은이 빅토어 마이어쇤베르거는 ‘망각을 잃어버린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제러미 벤담과 미셸 푸코가 말한 ‘원형감옥’ 이론을 들어 소개한다. 학창 시절 솔직하게 발표한 내용이 미래의 경력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온라인으로 만들어지는 학교신문에서 거리낌 없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의 탐욕과 환경 파괴에 맞서 시민단체 활동을 벌인 사람이라면 미래에 해당 기업과 관련한 사업을 생각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이처럼 감시 수단으로서의 정보기술이 만드는 총체적 감시사회가 결국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은이가 잊혀질 권리를 누리기 위해 제시하는 대안으로 가장 설득력 있는 방식은 디지털 코드로 기록되는 모든 정보의 만료일을 설정하는 것이다. 모든 기사와 텍스트 문서, 이미지 파일이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자연스럽게 삭제된다면, 한때 개인들을 괴롭힌 상처가 시간이 흘러 희미해지듯 완벽한 기억으로부터 해방될 길이 열릴지 모른다. 구본권 옮김/지식의날개·1만3000원.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