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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그리면 현실이 되는 ‘환상의 그림나라’

등록 2011-09-16 20:30

공룡을 지워라
빌 톰슨 그림/어린이아현·1만1000원
공룡을 지워라 빌 톰슨 그림/어린이아현·1만1000원
공룡을 지워라
빌 톰슨 그림/어린이아현·1만1000원
<공룡을 지워라>는 국내 독자에게는 완전히 생소한 그림책이다. 기존 그림책이 물이라면 이 책은 톡 쏘는 청량음료를 떠올리게 한다. 아무런 글 없이 오로지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그림들로만 구성한 이 책은 장면 하나하나가 3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광고 그래픽을 하다 지금은 미국 하트퍼드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가르치고 있는 빌 톰슨이 그린 이 책은 미국에서 ‘기발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제 우리나라에도 소개됐다.

비 오는 날, 아이 셋이 공원에 나갔다가 종이 가방 하나를 발견한다. 가방 속에는 색색 분필이 들어 있는데,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그림은 곧 현실이 된다. 해를 그리면 해가 뜨고, 나비를 그렸더니 진짜 나비가 되어 아이들 주변을 훨훨 날아다니는 식이다. 그런데 한 장난기 많은 아이가 그만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그려 버린다. 공원에서 공룡과 아이들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시작되지만, 아이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다. 아이는 공원에 있는 플라스틱 공룡의 입에 분필 가방을 놓고 온다.

한마디의 비명소리조차 적혀 있지 않아도 살아있는 듯 사실적인 그림들이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사진을 합성한 것이나 컴퓨터 그래픽이 아닐까 착각하게 되는 이 그림들은 놀랍게도 100% 손으로 그린 것들이다. 아크릴 물감과 색연필만으로 아이들 얼굴의 주름과 머리카락 하나, 공룡 비늘의 질감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극사실주의 그림과 함께 기존 그림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구도도 긴장감을 더한다. 하늘 위에서 내려보는 듯한 버드뷰 관점이나 마지막 장면의 극단적인 원근법이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부드러운 색상에 평면적인 구도를 고집하는 그림책들에 익숙한 독자들에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듯하다. 특히 책을 싫어하는 남자아이들에게 유용할 것 같다. 5살 이상.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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