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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아시아의 ‘100대 스토리’를 아십니까

등록 2011-11-13 20:14

고은 시인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아시아 스토리 국제워크숍 ‘아시아, 스토리를 말하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고은 시인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아시아 스토리 국제워크숍 ‘아시아, 스토리를 말하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11개 나라 스토리 전문가들
한국 ‘바리공주’ 몽골 ‘장가르’등
워크숍과 후속회의 열어 선정
광주 문화정보원에 자료 비치
영화·드라마·뮤지컬 등 활용케
이런 제목의 이야기를 들어 보셨는지? ‘장가르’(몽골), ‘마하바라타’(인도), ‘마나스’(키르기스스탄), ‘탐무즈 신화’(아랍), ‘구르굴리’(타지키스탄), ‘사랑시장 이야기’(베트남), ‘수통 마노라’(타이), ‘아규’(필리핀), ‘마나사 망갈’(방글라데시), ‘판지 이야기’(인도네시아)….

대답은 대부분 ‘아니오’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해당 국가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한국의 ‘바리공주’나 ‘아기장수 설화’처럼 말이다. 아시아 11개 나라에서 모인 스토리 전문가들이 이 이야기들을 포함한 이야기 100개를 ‘아시아 100대 스토리’로 선정했다. 지난 10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아시아 스토리 국제 워크숍’과 후속 회의를 통해서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병훈)이 주최하고 아시아문화네트워크(공동대표 방현석 등)가 주관한 이 워크숍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타이, 싱가포르, 네팔, 타지키스탄, 몽골,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필리핀의 스토리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고은 시인은 “이야기는 인간의 본능”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맞을 세기적인 문학 형식의 개척은 그동안 방치된 아시아의 옛이야기들의 세계로부터 많은 것을 배움으로써 가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현설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민담적 복수와 신화적 화해’라는 발표에서 역설을 통해 균형을 맞추고 그것을 통해 화해를 이루려는 신화, 그리고 복수라는 사나운 감정을 숨기지 않는 민담이 겉으로 보기에는 상반되지만, 민담 역시 복수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심리적 균형을 회복하여 자아와 화해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양자는 통한다고 설명했다. 갖은 고생 끝에 약수와 환생꽃을 얻어 이승으로 돌아와 죽은 아버지를 살린 바리데기가 이승의 권력과 부를 마다하고 망자(亡者)들의 인도자가 되겠다며 저승으로 떠나는 것이 전형적인 신화적 화해라면, 원님이 악독한 팥쥐를 젓갈로 만들어 그 어미에게 보낸다는 ‘콩쥐팥쥐’의 결말은 민담적 복수를 대표한다.

이 두 한국쪽 참가자에 이어서는 센덴자빈 돌람 몽골국립대 교수가 몽골 설화를 동물 이야기, 마법 이야기, 영웅 이야기, 통속 이야기로 분류해서 소개했고, 응우옌훙비 베트남 하노이인문사회과학대 교수는 베트남 중세 문학을 대표하는 이야기 모음 <영남척괴>의 구조와 내용 등에 관해 발표했다. 또 인도의 시인이자 민속연구가인 에이 제이(A. J.) 토마스가 인도 케랄라주의 신화와 민간설화를 소개했고, 딜쇼드 라히모프 타지키스탄 민속협회 회장은 타지크의 민족서사시 <구르굴리>를, 툴라시 디와사 조시 네팔 민속협회 회장은 네팔 민담과 초자연적 설화를 유형 및 특성별로 분류해 소개하는 등 참가자들이 각국의 전래 이야기와 현대적 응용 사례를 발표했다.

방현석 아시아문화네트워크 대표는 “아시아에 살고 있으면서도 아시아의 신화보다는 서구의 신화를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며 “아시아 스토리 국제 워크숍은 아시아 전역에 산재한 스토리의 현황을 서로 소개하고 공동의 연구와 활용을 모색하는 첫 회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선정된 ‘아시아 100대 스토리’는 번역과 현지조사 등을 거쳐 ‘아시아 스토리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문화정보원에 비치되며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 다른 장르 예술로 활용되도록 할 예정이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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