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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세계인권선언, 읽어보긴 하셨습니까?

등록 2012-02-10 19:03

[토요판] 각 조항 우리말로 쉽게 풀이
무상급식 등 현안 함께 다뤄
인권을 찾아서
조효제 지음/한울아카데미·1만8500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학교폭력 문제 방지책.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선 주제들이다. 이들 주제를 관통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인권 그리고 그 가치와 의미를 담은 세계인권선언이다.

무상급식. 세계인권선언 25조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사회로부터 특별한 보살핌과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명시한다. 학생인권조례. 같은 선언 20조에는 “모든 사람은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쓰여 있다. 학교폭력 문제 방지책. “우리가 인류 가족의 모든 구성원이 지닌 타고난 존엄성을 인정하고 남과 똑같은 권리 그리고 빼앗길 수 없는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자유롭고 정의롭고 평화적인 세상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세계인권선언 전문 첫단락이다.

청소년 인권을 둘러싼 이슈뿐만이 아니다. 국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논란과 이슈의 중심에서 ‘인권’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아랍의 봄’, ‘99%의 시위’ 등을 보면 이는 더욱 자명해진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로, 국내 인권론을 이끌어가고 있는 조효제 교수는 이에 대해 “선언 자체의 무게감과 이 시대의 상황이 더해진 결과로 봐야 한다. 그만큼 요즘의 상황이 절박하고 어렵다는 뜻이다”라고 진단한다. 그가 새로 낸 책 <인권을 찾아서>에서다.

책을 덮고, 학생인권조례와 세계인권선언을 열쇳말로 검색을 해봤다. 보수뿐 아니라 진보 진영에서도 이 둘 사이의 관계와 의의를 짚는 사례는 찾기 어려웠다. 세계인권선언이 지나치게 오래된, 지은이의 표현대로 ‘구닥다리’ 문서쯤으로 여겨지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 선언 자체는 “1748개 단어밖에 되지 않는 문헌”이지만 정작 일상의 언어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선언이 어떤 배경과 맥락에서 그 뜻을 드러내는지 알지 못한 채 띄엄띄엄 문자 자체만 그저 읽는 것을 지은이는 지양한다. 지은이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세계인권선언을 쉬운 우리말로 풀어냈다. 전문의 각 단락과 각 조항을 다루는 맨 앞에는 영어 원문과 쉬운 우리말 해석이 함께 나와 있다. 여기에 촛불집회, 무상급식 등 국내 현안을 함께 다뤄, 인권이 바로 우리 곁의 문제라는 점을 내내 일깨워주는 구실도 한다.

선언문의 두번째 초안을 작성한 르네 카생은 세계인권선언을 그리스 신전의 전면에 견주어 설명했다. 지은이는 “세계인권선언이 더 나은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사회진보의 길에서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보편적 권리’의 보장과 존중은 필수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평소 가장 관심있는 인권선언의 조항이 있다. 세계인권선언에서 권리를 명시한 3조부터 27조의 내용 가운데 맨 마지막 27조는 ‘문화생활에 참여할 권리’이다. 인권은 점차 확대되어 가는 중이라지만, ‘이 권리가 실현되는 날이 과연 올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문화마저도 자본의 논리와 소비주의 속에 ‘상품’으로 여기는 현실이 떠올라서다.


쉬운 우리말로 해석된 부분과 함께 전문 각 단락과 각 조항에 대한 글을 갈무리한 부분에서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갈무리 부분에는 ‘쉬운 영어’와 ‘토론거리’, ‘더 읽을 거리’ 등이 소개되어 있다. 청소년, 청년을 위한 인권 길라잡이의 구실을 충실히 해내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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