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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한국인 칭기즈칸 소설서 몽골인 심장 소리가”

등록 2012-02-19 19:51수정 2012-02-19 21:45

10개월간 현지 머물면서 써
현지 작가·언론인과 세미나
“몽골적 문체로 생생한 묘사”
김형수 ‘조드’ 몽골 신문에 7월부터 연재

칭기즈칸을 소재로 한 김형수(53)의 신작 소설 <조드-가난한 성자들>(전 2권, 자음과모음)이 몽골 최대 일간지 <어드린 쇼당>에 연재된다.

지난 17일 오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 몽골전통예술아카데미 3층 회의실에서는 <조드> 몽골 연재를 앞둔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작가 김형수와 어용 에르덴 <어드린 쇼당> 편집국장을 비롯해 뭉흐체첵 몽골작가협회 회장, 다시냠 몽골전통예술아카데미 회장, 소설가 독밋, 영화감독 직지드수렝, 그리고 역사학자인 수흐바타르 칭기즈칸대학 교수 등 10여명이 참가했다. 또 몽골의 두 방송 <신델히>와 <에흐 오론>이 세미나 장면을 취재하는 등 현지 언론의 관심도 컸다.

<조드>는 테무친(칭기즈칸)이 광활한 몽골 초원을 누비며 칸이 되기까지 겪었던 유목민의 삶과 문화를 다룬 소설이다. 제목 ‘조드’는 극단적인 추위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가축이 한꺼번에 수천 마리씩 죽어 가는 대륙 특유의 재앙을 가리킨다. 우선 출간된 제1부는 귀족 출신 소년 테무친과 평민 출신 청년 자무카가 의형제를 맺고서 유목민들을 규합해 제국을 건설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김형수 신작소설 <조드>의 몽골 신문 연재를 앞두고 지난 17일 울란바토르에서 세미나가 열렸다. 왼쪽부터 <조드>를 연재하게 될 신문 <어드린 쇼당>의 어용 에르덴 편집국장, 역사학자 수흐바타르, 뭉흐체첵 몽골작가협회 회장, 작가 김형수, 영화감독 직지드수렝, 다시냠 몽골전통예술아카데미 회장이다.
김형수 신작소설 <조드>의 몽골 신문 연재를 앞두고 지난 17일 울란바토르에서 세미나가 열렸다. 왼쪽부터 <조드>를 연재하게 될 신문 <어드린 쇼당>의 어용 에르덴 편집국장, 역사학자 수흐바타르, 뭉흐체첵 몽골작가협회 회장, 작가 김형수, 영화감독 직지드수렝, 다시냠 몽골전통예술아카데미 회장이다.

작가 김형수는 1990년대 말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몽골을 방문했으며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 말까지 10개월 동안 몽골 현지에 머물면서 인터넷에 이 소설을 연재했다. 그는 이날 세미나에서 “전쟁 영웅으로서의 칭기즈칸이 아니라 초원의 유목민들이 중세를 어떻게 살았는가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소설을 썼다”며 “조드는 인간과 가축에게는 재앙이지만 푸른 하늘의 눈으로 보면 자연의 정화와 순환의 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드>는 전체 다섯 권으로 예정되었는데, <어드린 쇼당>은 이 가운데 먼저 나온 제1부를 오는 7월부터 연재할 계획이다. 몽골이 아닌 한국의 작가가 칭기즈칸을 소재로 소설을 썼으며 그 소설이 현지 신문에 연재된다는 데에 대해 몽골의 예술인들은 매우 놀라워하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소설가 독밋은 “칭기즈칸은 몽골 사람들에게 두려움에 가까운 숭배의 대상이기 때문에 정작 그에 대해 소설을 쓴 몽골 작가는 많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외국 작가가 칭기즈칸에 관한 소설을 쓰고 그것을 몽골 신문에 연재까지 하게 된 것은 무척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과도 친분이 있다는 영화감독 직지드수렝은 ‘산 안쪽에는 커다란 내장을 구겨 넣은 것처럼 둥글고 작은 등성이가 여러 겹 포개져 있었다’ 같은 소설 구절을 예로 들면서 “우선 번역된 앞부분 일부만을 읽어 보아도 작가가 몽골의 자연과 정서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올해는 칭기즈칸 탄생 8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인 만큼 이 소설이 몽골에서도 올해 안에 출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뭉흐체첵 회장은 “몽골에 다녀간 숱한 외국 작가들 중에서도 유목민에 대해 김형수만큼 아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며 “작가가 구사한 몽골적 문체를 읽다 보면 소설 속에 몽골 사람의 심장이 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수흐바타르 교수 역시 “몽골의 혹독한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늑대 떼가 주인공들의 말을 공격하는 도입부는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선명했다”며 “몽골의 도시에 사는 작가도 이렇게는 묘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세미나를 마치면서 김형수는 “유목민들의 삶을 나름으로는 열심히 조사해서 쓴다고 썼는데 당사자인 유목민과 그 후예들이 읽으면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하다”며 “유럽사나 중국사가 세계사의 전부라는 편견을 깨고, 대광야에서 벌어진 유목민과 농경 정착민의 충돌이 인류사의 본체라는 사실을 알게 하는 데에 이 소설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울란바토르(몽골)/글·사진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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