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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정약용은 세계 최고수준 수학자”

등록 2012-04-08 21:06

김용옥 한신대학교 석좌교수가 7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실학박물관에서 다산 정약용 탄생 250주년을 맞아 ‘맹자와 다산’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남양주/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김용옥 한신대학교 석좌교수가 7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실학박물관에서 다산 정약용 탄생 250주년을 맞아 ‘맹자와 다산’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남양주/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다산 탄신 250년 특별강좌
‘맹자와 다산’ 주제로 이야기
“치밀한 지적 활동이 놀라워
유학 갔다면 최고 물리학자”
‘절세 176주기’ 묘제에 인파
“다산 정약용은 오늘날로 말하면 철학자일 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위대한 수학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였다면 영국 옥스퍼드로 유학을 보내 위대한 물리학자로 만들었어야 할 사람이에요.”

철학자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가 올해로 탄신 250년을 맞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학자 다산 정약용에 대해 내린 색다른 평가다.

7일 경기도 남양주시 실학박물관에서 ‘맹자와 다산’이란 주제의 특별강연에 나선 김 교수는 다산이 쓴 <맹자> 연구서인 <맹자요의>를 중심으로 다산과 맹자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 그는 최근 고전역주 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맹자>의 역주 작업을 끝낸 바 있다.

우선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맹자의 사상에 대해 “‘민(民)이 근본이고, 민의 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군주는 자격이 없다’는 민본사상이 그 핵심이며,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보다 더 지독한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송대 이전에는 맹자에 대한 언급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로 통치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산에 대해서는 “철학적으로 보자면 그가 살았던 시대가 갖고 있는 한계가 너무 명료하기 때문에 오늘날 읽기에는 답답한 느낌을 받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다산은) 오늘날로 말하면 철학자일 뿐 아니라 위대한, 세계 최고의 수학자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도 실사구시를 앞세운 철저한 고증 등 철저하고 치밀한 지적 활동이 놀랍다는 것.

그는 “당시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였다면 이런 다산을 영국 옥스퍼드로 유학을 보냈어야 한다”며 “그랬다면 뉴턴 물리학 뒤로 최대의, 세계적인 물리학을 만들고 오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특히 <맹자> ‘만장 편’에 나오는 ‘독서상우’(讀書尙友, 책을 읽어서 벗으로 삼다) 논의를 중심으로 삼아 맹자와 다산의 관계를 살폈다. 맹자는 수제자인 만장과 역사철학에 대한 긴 대화를 나눈 끝에 ‘천하의 뛰어난 인재와 벗할 수 없다면 책을 통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옛 성인과 벗하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강연에 앞서 열린 묘제에 참석한 김 교수가 잔을 올리는 모습.  남양주/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강연에 앞서 열린 묘제에 참석한 김 교수가 잔을 올리는 모습. 남양주/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김 교수는 다산이 비록 성리학의 틀 안에서 자신의 사상을 발전시켰지만, 자신의 판단에 따라 고주(후한말 조기의 풀이)와 금주(주자의 풀이) 모두를 배격하기도 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또한 ‘옛 성인을 벗삼으려면 그 사람이 살았던 시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다산의 풀이를 인용해, 오늘날 다산을 공부해야 할 필요성과 그에 알맞은 방향을 역설했다.

이날 김 교수는 강연이 열리기 전 다산연구소와 실학박물관이 공동 주최한 ‘다산 절세 176주기 묘제 및 헌다례’에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다산 차종손인 정호영씨 등과 함께 제관으로 참례했다. 전통 제례를 구현한 이날 묘제 및 헌다례에는 여느 해와 다르게 300여명 가까운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다산은 루소, 헤세, 드뷔시 등과 더불어 지난해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2012년 세계문화인물로 꼽히는 등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8월께에는 유럽 철학계를 초청해 다산의 사상을 연구하는 국제 심포지엄도 열릴 계획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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