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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보고 만지고 듣고 놀고"
온 몸으로 책과 노는 방법

등록 2012-05-04 15:57

“읽기만 하는 건 너무 지루해요”
책방 아저씨가 보여주는 신기한 책 이야기

세상엔 수 만 가지 책이 있어. 어른들은 우리보고 그걸 다 읽고 지식을 쌓으래. 책에는 우리가 알아야 할 교양이 가득하기는 해. 매해 쏟아지는 ‘어린이 권장도서’ 목록을 줄줄 꿰는 친구들을 보면 똑똑하기 마련이고, 우린 그들이 살짝 부럽지.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들처럼 만날 책을 읽고, 맛있는 초콜릿처럼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 세상에 책읽기 말고도 우리가 해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니까 읽기만 하는 책 말고, 같이 놀고 게임도 하고 잠도 자고 공부 같은 것에 도움도 되는. 뭐 그렇게 온 몸으로 놀 수 있는 책은 없는 걸까?

나는 파주에 살고 있는 어린이책방 아저씨야. 신기하고 오래되서 마법 같은 책을 이만큼 쌓아놨어. 매일매일 들춰보고 요리조리 상상 하지. 너희들에게 보여줄 책들이 있어. 얼른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 쿵짝짝 소리 나는 그림
문승연 지음ㅣ 김환기 그림 ㅣ 길벗어린이

뭐? 저절로 소리가 나는 책이라고? 게다가 유치하게도 꼬마들이나 보는 그림책을 우리보고 읽으라고? 하지만 이 책을 깔보았다가는 후회할지도 몰라. “빨간색이 나오면 쿵~ 파란색이 나오면 짝~ 초록색은 짜~”

믿을 수 없겠지만, 책이 내는 소리에 맞춰 놀다보면 언제부터가 책이 제 멋대로 “쿵짜라 짜짜짜~” 노래를 하고 있거든. 우리는 그림을 보며 리듬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출 수 있어. 친구들이랑 함께 보면 책이 그야말로 신나는 놀이터가 되지. 이건 꼭 한 번 들어봐야 해.




■ 여기는 런던입니다
M. 사세크 지음 | 열린생각편집부 번역 | 열린생각

표지를 보면 참 멋있어. 영국 여왕님이 사는 버킹엄 궁. 궁을 지키는 빨간옷의 근위병. 근위병은 머리에 커다란 곰 가죽 모자를 쓰고 있어. 설마 제주도도 못 가본 우리한테 런던을 가보라고 아저씨가 말하는 걸까? 아니야. 런던의 곳곳을 기차게 소개하는 이 그림책처럼, 내가 사는 우리 동네도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 보라는 말씀!

인터넷으로 검색 한 번이면 모든 명소는 찾아 볼 수 있는 시대야. 하지만 우리 동네 길거리에 시시콜콜 무엇이 있는지는 잘 모르지. 학원, 수퍼, 식당, 옷가게, 세탁소, 미용실... 한 곳 한 곳 간판을 달아주면서 (사진으로 촬영해도 좋아!) 내가 우리 동네 ‘이야기꾼’이 되는 거야. 혹시 알아? 언젠가 런던에 갔는데 친구들이 네가 사는 곳은 어떤 곳이냐고 물어볼지.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친구들 여럿이서 커다란 종이에 우리 동네를 그려보자. 길을 내고 나무도 심고. 직접 해보면 이거 정말 재밌지!




■ 장애란 뭘까?
엘렌드 레스니데르, 소피 보르데-프티용 지음ㅣ 배형은 번역 ㅣ 엘리자 라제 그림ㅣ 톡

쉿! 누군가에게 조용히 하라고 할 때 검지손가락을 입에 대면 모두 알아채는데, 그건 오래전부터 내려온 사람들 사이의 ‘약속’이기 때문이야. 이와 같은 손짓 말을 우리는 ‘수화’라고 하지. ‘너를 사랑해’처럼 조금 수줍은 말도 엄지와 검지, 새끼손가락으로 간단히 전할 수 있어. 평소에 마음에 담아둔 친구가 있다면 슬쩍 표현해보자. 다른 말들도 배워서 친구들이랑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주고받으면 재밌지 않을까?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어. 그래서 나는 ‘장애’라는 말을 싫어해.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친구들, 말을 할 수 없는 친구들. 그들을 머리로 이해하기보다 그들과 멋진 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 좋을 거야. 손을 내밀고 마음으로 외치자. ‘너를 사랑해!’ ‘너를 사랑해!’



이 밖에 책과 함께 뒹굴뒹굴 놀 수 있는 방법이 또 뭐가 있을까? 어린이 친구들, 알게 되면 아저씨에게 꼭 편지해줘. 편지 쓸 시간이 없다면 엄마 아빠 손잡고 아저씨 책방으로 놀러 와도 좋아. 여기는 너희들을 위해 늘 열려있으니까.




정병규
파주 어린이책예술센터 관장. 헤이리에서 어린이책 전문서점을 운영하는 책방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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