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 갈색 눈> 윌리엄 피터스 지음, 김희경 옮김/한겨레출판·1만2000원
[토요판] 잠깐독서
“우리말을 잘 못할 것이다. 친구를 잘 못 사귈 것이다.”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향한 편견들을 담은 말이다. 최근 국내 대기업의 다문화 캠페인에서는 여기서 ‘못’을 빼자고 호소한다. 피부색이 달라도 우리 이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캠페인은 캠페인일 뿐 현실은 편견과 차별로 여전히 갈등이 깊다. 이주여성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자스민 의원을 향해 내뱉는 차별의 말들은 날카로운 칼보다 더 치명적이다. 이를 계기로 터져나온 인종 차별의 단면들을 접할 때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병적인가 떠올리게 된다.
<푸른 눈, 갈색 눈>은 1987년 미국에서 나온 책이지만, 이런 의미에서 주는 울림이 크다. 마틴 루서 킹 피살을 계기로 하여, 9살 백인 어린이들만 있는 작은 마을의 한 교실에서 펼쳐진 ‘차별 실험’의 과정과 의미를 담았다. 피부색 아닌, 눈동자의 색으로 우월하고 열등한 인종을 나눠 ‘차별’이 어떤 것인지 몸소 겪게 된 어린이들의 목소리는 차별의 실상을 낱낱이 전한다. 단 하루라도 차별받으며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의 바람일 것이다. 차별 없는 세상이 얼마나 절실한지 깨닫기 위해서 우리에게도 ‘차별 실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공감’이 필요하다. “내가 상대방의 모카신을 신고 1마일을 걷기 전에는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도록 지켜주소서.”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인디언의 기도문이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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