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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뻔한 정답은 100점, 상상력 더하면 200점

등록 2012-08-24 18:52

나랑 숨바꼭질할래?
나랑 숨바꼭질할래?
나랑 숨바꼭질할래?
알리시 비에이라 글, 마달레나 마토조 그림, 장지영 옮김/느림보·1만1000원

할머니가 짜고 있는 커다란 이불을 덮고 아이 둘이 코~ 자고 있다. 빨강·노랑·초록 등 색색이 이어진 조각보 이불을 가만 들여다보니 커다란 무언가가 이불 위에 겹쳐보인다. 뭘까? 힌트가 있다.

“발톱 감추고/ 살금살금/ 쿨쿨 잠든 네 침대/ 가까이가까이 따뜻하고 포근해// 하지만 난 내 맘대로야/ 따뜻한 난로 옆에서 갸르릉거릴 땐/ 아무리 불러도/ 쳐다보지 않잖아?// 못 들은 척 가만히/ 못 본 척 가만히// 자, 내가 어디 숨었는지/ 얼른 찾아봐.” 맞다. 고양이가 숨어 있었다.

라푼첼의 머리카락처럼 기다란 여자아이의 물결처럼 찰랑거리는 머릿결 속에도 뭔가 보인다. 여기에도 힌트가 적혀 있다.

이번에도 힌트는 위의 글처럼 그 자체로 아름다운 시 한편이다. 포르투갈 출신의 두 작가가 만든 이 책의 그림들은 이처럼 색이나 선으로 이뤄진 또 하나의 그림을 품고 있다. 흔히 하는 숨은그림찾기 그림보다 숨기는 재주는 적지만 사실 숨기는 건 이 책의 큰 관심사가 아니다. 선과 면과 색의 리듬이 창조해내는 상상과 연상의 무한확장이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이다.

알록달록 자동차 속에 숨어 있는 건 뭘까? 어른들은 ‘달팽이!’라고 금방 대답하겠지만 아이들은 엉뚱한 것을 찾아내거나 여러 동물·물건의 이름을 줄줄이 대답할 수도 있다. 달팽이 답변이 100점이라면 다른 답변들은 200점이다. 알파벳 티(T)자만 보고도 코끼리를 떠올릴 수 있는 아이들의 상상력이 책을 보면서 활짝 펼쳐졌다는 의미다.

그러니 이 책을 아이에게 보여줄 때 퀴즈 프로그램 진행하듯 정답을 맞히도록 인도하는 것은 금물이다. 답만 맞히고 책을 덮는다면 책의 진가를 절반밖에는 활용하지 못하는 거니까 말이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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