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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서랍서 찾은 박완서의 ‘진짜 마지막 책’

등록 2012-09-14 20:14

<세상에 예쁜 것> 박완서 지음/마음산책·1만2800원
<세상에 예쁜 것> 박완서 지음/마음산책·1만2800원
<세상에 예쁜 것>
박완서 지음/마음산책·1만2800원

작가 박완서(1931~2011)의 책 목록은 생전에 마지막으로 낸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2010)로 마감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작가의 따님 호원숙씨는 “어머니의 서랍에서 어떤 산문집에도 들어가지 않은 글을 잘 정리하여 모아놓으신 묶음을 발견”했다. 여기에다 <못 가본 길…> 이후에 쓴 글 두 편을 갈무리해 새로 낸 책이 박완서의 ‘진짜 마지막 책’ <세상에 예쁜 것>이다.

표제 글은 김점선으로 짐작되는 여성 화가가 죽기 며칠 전 병실에서 보았던 장면을 들려준다. 평소와 다르게 눈물까지 흘리며 약한 모습을 보이던 화가가 침대 옆에서 잠든 갓난 손자의 발을 보며 은은한 미소를 머금던 것. “수명을 다하고 쓰러지려는 고목나무가 자신의 뿌리 근처에서 몽실몽실 돋는 새싹을 볼 수 있다면 그 고목나무는 쓰러지면서도 얼마나 행복할까. 병자도 지금 그런 위로를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

작가 자신이 청죽 같던 외아들을 잃고 일 년 뒤에 외손녀를 보았을 때의 심정이 그와 같았을 것이다. “아들을 잃었을 때, 내 여생에 다시는 근심도 기쁨도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장대 같은 아들을 잃은 지옥 같은 고통에 지쳤을 때 겨우 콩꼬투리만한 새 생명이 기적처럼 나에게 왔다.”

박완서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쓴 글은 “깊은 산속 옹달샘” 같았던 법정 스님과 생전에 나누었던 작은 인연과 스님의 깨끗한 삶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책에는 이밖에도 피천득·이병주·박경리·장영희 등 작고 문인들에 관한 회고,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초등학생이 보낸 질문에 대한 답변, 그리고 법조인이 되려는 손자에게 보낸 편지 등이 들어 있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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