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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어린 소녀 눈에 비친 1938년 이 땅은

등록 2012-12-07 19:44수정 2012-12-08 00:13

<부산 소학생 영희, 경성행 기차를 타다>
안미란·장경준 글, 김종민·이준선 그림/사계절·1만2800원
<부산 소학생 영희, 경성행 기차를 타다> 안미란·장경준 글, 김종민·이준선 그림/사계절·1만2800원
<부산 소학생 영희, 경성행 기차를 타다>
안미란·장경준 글, 김종민·이준선 그림/사계절·1만2800원
일제강점기의 생활사를 어린이의 일기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 나왔다. 선사시대부터 나왔던 사계절출판사의 역사일기 시리즈 아홉번째 권이다.

국가총동원령이 시작된 1938년 봄부터 이듬해까지의 1년 동안 부산에 사는 소학생, 그러니까 지금 초등학생인 영희의 일기 형식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당시로서는 최고 인텔리 계층이었던 의원집 막내딸 영희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는 개항과 함께 쏟아져 들어온 신문물을 체험할 수 있었던 층이 한정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경성으로 유학간 오빠를 두고 2층 신식집에 살고 있는 영희는 어쩌다 엄마를 따라가 백화점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부모와 온천여행 가는 것을 즐거워하는 어린이다. 하지만 전기도 안 들어오는 집에서 사는 친구 딸막이를 보면서 미안해하고, 의대에 진학하기로 한 오빠는 경성 대신 다른 곳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는 걸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조숙한 소녀이기도 하다. 일기는 부산 용두산 신사로 소풍을 가거나 아이들의 노동력까지 총동원하는 근로보국운동 등 아이의 삶에 드리워진 일제강점기의 그늘을 보여준다. 일기 글 옆에는 당시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글과 그림 정보들이 더해져 있다. 일장기와 ‘내선일체’를 내세운 1930년대의 교실 모습이나 일본의 토지조사사업 등의 역사적 사실 외에도 ‘원족’이라고 부르던 당시 소풍과 놀이 문화 같은 미시사 자료들이 섬세한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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