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의 지식>
서동욱 김행숙 정영훈 강유정 편저/민음사ㆍ1만8000원
<한평생의 지식>
서동욱 김행숙 정영훈 강유정 편저/민음사ㆍ1만8000원
서동욱 김행숙 정영훈 강유정 편저/민음사ㆍ1만8000원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을까? ‘첨단 지식의 놀이터’란 부제를 단 <한평생의 지식>은 간명한 답을 내놓는다.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책 필자로 참여한 이명현 세티코리아 조직위 사무국장은 ‘외계 생명체의 발견은 진보인가 재앙인가’에서 “외계인이 (지구에) 실제로 올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다른 행성계까지 가는 데 … 현재 우리가 지닌 우주선의 성능으로는 5만~7만년 걸린다. 외계인이 침공을 실행한다 하더라도 우리 문명의 시간을 넘어서는 세월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평생의 지식>에는 국내 각 분야 권위자 36명이 생명, 몸과 마음, 노동, 놀이, 재앙, 죽음과 노년 등 크게 6가지로 묶이는 주제들에 대해 쓴 글들이 모여 있다. 탄생부터 노년까지의 지식을 그러모은 일종의 백과사전이다. 방대한 주제를 다루지만 소재는 구체적이고 최신 정보를 다루고 있어서 흥미롭다.
전 프로갬블러 이태혁씨는 ‘갬블은 놀이인가, 노동인가’에서 “갬블은 노동”이라고 주장한다. “‘매우 기계적이고 단순화된 패턴을 반복했을 때 한해서’라는 단서를 달았을 때로 한정하면 그렇다”고 주장한다. 그는 “흔히 갬블을 ‘삘’이 가는 대로 베팅해서 운이 좋으면 승리하고, 재수가 없으면 돈을 잃는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프로갬블러들의 일상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프로갬블러가 일반 노동자의 수입이나 그 이상을 벌려면 매일 같은 시간 출근해 제한선 안에서만 베팅하고 이윤과 손실의 폭을 정해놓고 이를 어기지 않아야 한단다.
김정환 한림대 의대 교수는 ‘불멸, 생명 연장의 꿈’에서 불멸의 비밀을 담은 유전자 ‘텔로미어’를 이야기한다. 텔로미어는 정상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태엽으로 돌아가는 시계처럼 길이가 짧아진다. 길이가 노화점에 이르면 세포는 사멸한다. 텔로미어를 연장하면 수명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유전자는 암과도 관계가 있다.
인간이 피할 수 없는 탄생과 죽음이라는 주제는 책의 맨 앞과 맨 뒤에 배치되어 있다.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은 ‘모든 생명은 질서를 추구한다’에서 “생명은 자연의 이단아에 가깝다”고 말한다. 모든 것은 가만히 두면 무질서도가 높아지는 반면, 생명은 끊임없이 에너지를 투입해 질서도를 높인다. 인간은 한발 더 나아가 자연에게마저 질서를 강요해 지구 생태계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동욱 서강대 철학과 교수는 ‘늙어 간다는 것은 무엇인가’에서 예술가들이 노년과 화해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노년을 찬미하는 데까지 나간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말년 작품인 <비잔티움의 항해>가 그런 예다. “모두들 감각적 음악에 사로잡혀/ 나이 먹지 않는 지성의 기념비를 쳐다보지 않는구나.”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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