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여름휴가-내가 본 북조선>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5일 방한한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씨는 “김정은 체제의 북조선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해서 올봄에 다시 가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jija@hani.co.kr
방북기 펴낸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
휴전선 없는 조선반도가 제 조국
내년 4, 5월쯤 다시 북조선 방문
지리산 무대로 한 장편소설 구상…
‘평양의 여름휴가’ 한국어판 출간
긴장도 됐지만 특별한 문제 없어
휴전선 없는 조선반도가 제 조국
내년 4, 5월쯤 다시 북조선 방문
지리산 무대로 한 장편소설 구상…
‘평양의 여름휴가’ 한국어판 출간
긴장도 됐지만 특별한 문제 없어
“북조선(북한)에 대해 제가 접하는 정보는 주로 일본 언론의 보도입니다. 그런데 일본 언론은 항상 비판하는 입장에서 북조선을 바라봅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만 중시하고 그 틀에서 북조선을 보는 겁니다. 그렇지만 북조선을 그렇게 비판하는 일본은 과연 좋은 나라인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 언론이 주입한 선입견을 빼고, 있는 그대로의 사람들을 보자는 생각에서 북조선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북한 방문기 <평양의 여름휴가-내가 본 북조선>(도서출판6·15 펴냄)을 낸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45)씨가 5일 한국을 찾았다. 한국어판 출판기념회와 언론 인터뷰를 위해서다. 6일 낮 서울 시내 한 찻집에서 만난 그는 “일본 사회의 우경화가 심각하다”며 “1923년 간토(관동)대지진 때 수천 명의 조선인을 죽인 것이 평범한 일본인이었던 것처럼 지금의 평범한 일본인들이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알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유미리는 2008년 10월 처음 북한을 찾은 데 이어 2010년 4월과 8월에 다시 북한을 방문했고 그때의 이야기를 <평양의 여름휴가>에 담았다.
“한국은 벌써 십여 차례 왔지만, 북조선은 2008년에야 처음 가 보았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손기정과 함께 마라톤을 하셨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쓴 소설 <8월의 저편> 취재를 위해 외할아버지의 고향인 경남 밀양에 갔다가 거기서 좌익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월북한 김원봉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외할아버지는 사정상 해방 뒤에 일본으로 오게 되었지만, 역시 좌익이었기 때문에 김원봉처럼 월북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인 그가 처음 방문한 북한에서 ‘조국’을 느낀 데에는 이처럼 외할아버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외할아버지가 일본으로 떠나올 때 조선(한)반도는 지금처럼 분단이 고착되기 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에게 조국이라면 휴전선이 없는 조선반도가 제 조국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평양의 여름휴가> 뒷부분에서 당국의 허가 없이 방북했던 한상렬 목사가 판문점을 통해 귀환하다가 당국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방북기를 단행본으로 출판하면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스스로 다짐하는 데에서 보듯 분단된 조국의 냉엄한 현실은 그에게도 긴장과 압박감을 주었다. 그러나 이 책의 한국어판이 출간된 뒤에 이루어진 이번의 방한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내년 4, 5월쯤에는 다시 북조선을 방문할 생각이에요. 아울러서 아버지의 고향인 경남 산청과 지리산을 무대로 한 장편을 쓸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빨치산과 전쟁 이야기가 포함되겠죠. 그러기 위해서도 조선어(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북조선 사람들이 거리를 걸으며 하는 이야기를 더 많이 알아듣고 싶고, 지리산 및 빨치산과 관련한 한국어 자료들을 자유롭게 읽고 싶기 때문이에요.”
유미리는 올해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소재로 한 논픽션과 소설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 한 달여 뒤인 2011년 4월22일 처음 후쿠시마를 찾았던 그는 그 뒤 틈만 나면 후쿠시마로 가 현지 주민들을 인터뷰하면서 취재를 이어 오고 있다. 사고 1주년이었던 지난해 3월부터는 후쿠시마의 한 에프엠 라디오 주간 프로그램을 맡아 무보수로 진행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의 에너지 정책에 이용만 당하고 버림받다시피 한 후쿠시마를 보면 국내 식민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르는 척할 수가 없더군요. 외할아버지가 처음 일본으로 건너와 정착한 곳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30㎞ 떨어진 곳이었어요. 후쿠시마는 원전이 들어서기 전에는 탄광이 있어서 많은 조선인들이 강제징용으로 끌려와서 일을 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저로서는 이래저래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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