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잇단 수상 김애란 작가 “내 맘에 드는 소설 쓰고파”

작가 김애란(33)씨

한무숙문학상 이어 이상문학상 영예

젊은 작가 김애란(33·사진)씨가 새해 벽두부터 두 개의 문학상을 연거푸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애란씨는 8일 단편 <침묵의 미래>로 문학사상에서 주관하는 ‘제37회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김씨는 하루 앞서 소설집 <비행운>으로 ‘제18회 한무숙문학상’도 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김씨는 이상문학상 역대 최연소 수상 기록도 갈아치우게 됐다. 종전 최연소 수상 기록은 2005년 만 35살로 수상한 한강씨였다.

“이상은 다른 작가들에 비해서도 언어에 매우 예민한 작가였습니다. 이번에 상을 받은 제 소설도 언어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출발한 작품이기 때문에 선배 작가 이상의 이름으로 상을 받게 되어 더욱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8일 낮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애란씨는 “과분한 격려라서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마음 속 깊이 저축해 놓고 긴 시간 글을 쓰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사용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침묵의 미래>는 가상의 힘센 국가에서 사라져 가는 언어를 쓰는 마지막 화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언어의 생성과 소멸의 문제를 관념적이며 알레고리적으로 다룬 소설이다. 심사위원들(김윤식 윤후명 서영은 권영민 윤대녕)은 ‘선정이유서’에서 “언어 자체가 스스로 그 존재와 가치를 되묻고 그 운명에 대해 질문하게 함으로써 언어의 사멸이라는 현상이 현대 문명을 살아가고 있는 인간에게 본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여한 문학평론가 권영민(문학사상 주간)씨는 “근래 우리 소설이 지나치게 일상의 틀에 갇혀 있는 가운데, 인류 보편의 문제의식을 주제로 삼음으로써 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 소설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애란씨는 “지지난해 첫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을 낸 데 이어 지난해 네 번째 책인 소설집 <비행운>을 출간하면서 오히려 소설에 대해 궁금하고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것들도 많이 생겼다”면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보다는 우선 내 마음에 드는 소설을 계속 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애란씨는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면서 등단해 그동안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과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을 출간했으며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글·사진 최재봉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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