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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시 엉터리 번역 너무 많아 직접 나섰죠”

등록 2013-01-29 20:01수정 2013-01-29 22:39

김정환 시인
김정환 시인
‘필립 라킨 시 전집’ 번역해 펴낸 김정환 시인
‘문학동네 세계시인전집’ 12권 맡아
방대한 양·다양한 언어를 혼자 작업
원어를 풀어…“시의 문법 찾기 중요”
“어느 나라에서든 훌륭한 시는 문법과 대결하면서 새로운 표현법을 찾곤 합니다. 소설이 어휘의 예술이라면 시는 문법의 예술인 것이죠. 따라서 시를 번역할 때는 ‘시의 문법’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세계 주요 시인들의 시 전집 번역을 시인인 제가 맡은 게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합니다.”

시인 김정환(59·사진)씨가 영국 시인 필립 라킨(1922~85)의 시를 모두 모은 <필립 라킨 시전집>을 번역해 내놓았다.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기획한 ‘문학동네 세계 시인 전집’의 두 번째 권. 두해 전 북아일랜드 출신으로 9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셰이머스 히니의 시 전집으로 출범한 이 시리즈는 모두 12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폴란드 시인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를 비롯, 안나 아흐마토바(러시아), 콘스탄티노스 페트루 카바피·조지 세페리스(이상 그리스), 로버트 프로스트·실비아 플라스·월리스 스티븐스(이상 미국),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스페인), 세사르 바예호(페루),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아일랜드) 등이 예정돼 있다. 놀라운 것은 양도 방대하고 언어도 다종한 이 번역 작업을 김 시인 혼자 한다는 사실이다.

29일 낮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한 김 시인은 “기존의 시 번역본을 읽다가 너무 엉터리가 많아서 내가 직접 번역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헤르베르트, 아흐마토바, 카바피, 로르카, 바예호는 이미 작업을 마쳤습니다. 절반 이상을 한 셈이죠. 영어 이외의 언어를 쓰는 시인들의 작품도 사전의 도움을 받아 원어를 보고 직접 번역했어요. 물론 영어 번역본을 참조했지만, 확인해 보니 영어 번역에도 오역과 누락, 과도한 의역 같은 오류가 많더군요.”

그는 이처럼 다종 다양한 시인들의 시를 통해 협애하고 진영화한 우리의 문학적 근대성을 다시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김 시인은 2008년부터 셰익스피어 전집 번역 작업도 계속해 전체 40권 중에서 지금까지 23권이 나와 있다. “생계를 위해 시작한 번역 작업에 갈수록 매력과 의미를 느끼게 된다”고 말한 그는 “고전을 비롯한 좋은 책들을 제대로 번역해 내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는 말로 번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주문했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사진 문학동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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