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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낯선 환경 두렵지? “걱정마, 잘될 거야”

등록 2013-03-01 19:48수정 2013-03-01 19:48

마법의 나날들
미리암 프레슬러 글
조성흠 그림, 이미화 옮김
한겨레아이들·9000원
3월. 시작의 달이다. 새 학교, 새 학년, 새 교실과 친구들. 돌이켜보면 이런 새로움들이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설레고 흥분되기만 했던가? 어떤 선생님이 들어올까, 낯선 친구들 중 누구와 점심을 먹어야 하나, 새 출발 주변에는 오히려 긴장과 불안함, 근심의 기운이 더 많이 맴돌곤 했다.

독일 작가가 쓴 <마법의 나날들>은 즐거움이 넘쳐날 것만 같은 제목과 달리 변화를 겪는 아이의 진짜 감정들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초등학생 사무엘은 가족이 이사하면서 감당해야 할 낯선 환경들이 못마땅하다. 게다가 전학 가서 새 친구들을 사귀어야 하는 것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사무엘은 꼬마 냉소주의자가 되어 불안함의 방어막을 친다. “늘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그래. 더 나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더 좋지도 않아.”

시간이 흐르면서 사무엘 주변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친구가 생기고 정을 붙일 작은 사건들이 생겨난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출을 결심한 엄마가 문제다.

“모든 시작에는 마법이 깃들어 있어, 우리를 보호해 주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사를 앞두고 뾰로통한 사무엘에게 카를로타 할머니는 헤르만 헤세의 시 <생의 계단>의 한 구절을 들려준다. 이 구절은 이 동화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사실 마법은 별게 아니다. 구시렁대며 숲을 걷던 사무엘의 눈앞에 아이가 좋아하는 딱정벌레가 나타나고, 예상하지 못했던 친구도 만나게 된다. 이 친구를 통해 고양이 가족을 알게 되고, 또 고양이를 통해 이웃들과 가까워진다. 삶은 종종 우리를 변화라는 난감한 상황으로 던져놓기도 하지만 작은 우연들은 그 난감하고 힘든 상황을 헤쳐나갈 용기를 준다. 엄마가 떠나면 모든 게 끝인 것 같았지만 막상 닥친 혼란은 어떻게든 봉합되고 삶은 이어져 가기 마련인 것이다.

“걱정하지 마. 모든 일이 잘될 거야.” 이웃집 에어리허 부인은 사무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때 “많은 날들이 마법의 봉지”처럼 변한다는 말이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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