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범신, 정유정, 공지영, 조정래, 정이현, 신경숙 작가
신경숙과 박범신 신작 소설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7년의 밤’ 인기작가 정유정
네이버 연재 조정래 소설은
내달 출간 예정…독자들 설레
하루키·코엘류 해외파와 경쟁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7년의 밤’ 인기작가 정유정
네이버 연재 조정래 소설은
내달 출간 예정…독자들 설레
하루키·코엘류 해외파와 경쟁
2012년 연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한국 소설의 성적은 초라하기만 했다. <은교> <해를 품은 달> 같은 작품들이 비교적 상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영화나 드라마의 덕이 컸고 그나마 각각 2010년과 2011년에 출간된 책들이었다. 천명관의 <나의 삼촌 브루스 리>나 김영하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같은 작품들이 선전했으나 역부족이었고, 황석영의 등단 50주년 작 <여울물소리>는 연말에 나와서 연간 집계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이런 흐름은 해를 넘겨 2013년 1분기까지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런 암울한 상황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출판 시장에서 극도로 위축되어 있었던 한국 소설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전국 대형 서점 등의 집계를 종합해서 2일 발표한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신경숙 소설집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전체 3위에, 박범신 소설 <소금>이 전체 11위에 올랐다. <달에게…>는 3월20일 출간 이후 15만부 가까이 팔렸고, 4월15일 출간된 <소금>은 지금까지 4만부 정도 나갔다. 콩트 분량의 짧은 소설들을 묶은 <달에게…>는 작가가 일상에서 마주친 흥미로운 사람과 상황을 경쾌한 문체로 그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소금>은 이 시대 아버지들의 애환과 꿈을 작가 특유의 호소력 있는 문장에 담아 젊은 독자들뿐만 아니라 40, 50대 장년층을 서점으로 이끌고 있다.
한국 소설의 ‘자존심’을 지키느라 분투 중인 신경숙과 박범신을 지원하고자 동료 작가들 역시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7년의 밤>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정유정의 신작 <화양28>(가제)이 다음달 중순께 나올 예정이며, 조정래가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연재 중인 세 권짜리 장편 <정글만리>도 6월 말~7월 초로 출간 일정이 잡혀 있다. 정이현의 소설 <내 모든 것>도 6월 초에 나와 여름 독서 시장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 즈음에는 <한겨레>에 연재 중인 공지영 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 역시 책으로 나와 서점가의 한국 소설 바람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특히 큰 기대와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 정유정의 신작이다. 2년 터울로 신작을 발표하는 작가가 <7년의 밤> 이후 2년2개월여 만에 내놓는 새 소설이 인수공통전염병을 소재로 삼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가상 도시 화양에서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병하고 도시 전체가 폐쇄되면서 그 안에서 펼쳐지는 생존과 갈등의 드라마가 개를 포함한 다섯 인물의 시점을 오가며 서술된다.
이 책을 내는 출판사 은행나무의 이진희 주간은 “몇 년 전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구제역 파동, 그리고 80년 5월 광주를 연상시키는 한국적 상황 설정이 돋보인다”며 “접속사를 거의 배제한 채 극도의 단문으로 이야기를 밀고 나가는 힘이 대단한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정글만리>는 어느새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발돋움한 중국 대륙을 무대로 삼아 한국,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맨들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 그리고 한국과 중국 두 나라 관계의 역사와 현재를 다룰 예정이다. 이 책을 펴내는 해냄출판사의 이진숙 편집장은 “네이버 연재 반응을 보아도 그렇고, 사회적 이슈와 국제 관계 등에 관심 많은 30, 40대 남성 독자들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설의 기대작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옴으로써 한정된 독자를 놓고 경쟁을 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파울루 코엘류, 댄 브라운 등 해외 인기 작가들의 소설 역시 출간을 앞두고 있어서 소설 시장은 그야말로 폭발 직전의 화산을 연상시킬 정도다. 그러나 이진숙 해냄 편집장은 “작가들마다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 소설 독자 수가 늘어나는 쪽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며 “올 한 해는 한국 소설이 유례없이 풍성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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