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의 겉과 속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1만7000원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1만7000원
언론학자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그동안 <대중문화의 겉과 속>이라는 제목의 책을 세 권 내놓았다. 1999년 첫 책을 낸 뒤 2003년에 두 번째 권을, 그리고 2006년에 3권을 펴낸 것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작가 강 교수의 책 중에서도 이 시리즈는 세 권 합해 30만 부 넘게 팔린 그의 대표작에 속한다.
새로 나온 책 <대중문화의 겉과 속>은 앞의 세 권 내용을 추리고 새로운 글을 덧붙여 펴낸 전면 개정판이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로 대표되는 세계적 케이팝 열풍과 한류의 비결 등 최근 상황을 포함시켰다. 강 교수는 앞으로도 2~3년에 한 번씩 개정판을 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대중문화 공화국’이다! 냉소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우리 자신을 정확히 이해하자는 뜻이다. (…) 한국인이야말로 이른바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의 전형이다.”
머리말에서 강 교수는 대중문화와 우리 사회 사이에 불가분리적 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대중문화가 한국인들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한국 사회에서 대중문화가 지니는 비중이 유난히 크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그런 현상에 반드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지는 않는다. 제목에서 ‘한국’을 특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은 한국의 대중문화를 대상으로 삼는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대중’문화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태도가 일종의 상식처럼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저급하며 체제 순응적이라는 점이 그 이유로 동원되었다. 강 교수는 그런 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대중문화를 보는 태도를 크게 △보수적 긍정 △보수적 부정 △진보적 긍정 △진보적 부정 넷으로 나눈다. 여기에다가 △당위 △실천 △취향이라는 기준을 가미하면 대중문화에 대한 태도는 무려 열두 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대중문화 비판이 아도르노나 호르크하이머 같은 주도자들의 개인적 취향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보며, 부르디외가 주창하는 구별짓기와 문화적 자본의 계급성 이론에 동의한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문화 수용자의 판단에 무비판적으로 편승하지는 않는다. ‘텔레비전은 현실을 반영할 뿐, 교정의 책임은 없나’라는 꼭지에서 그는 ‘교정적 리얼리즘’(corrective realism)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권력에는 그만큼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고 강조한다. ‘악플’에 대해 다룬 책의 마지막 꼭지에서 진보파와 자유주의파가 “사이버 세계의 익명성을 열렬히 옹호하는” 점을 비판하면서 “(사이버 세계의 익명성에 관한 논의와 제도가) 권리 못지않게 책임의 문제를 좀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제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KBS, '국정원 대선 개입 축소 보도' 비판했다고 간부 '보복 인사'
■ ‘맥주의 계절’ 서울·수도권 맛집 9곳, 어디에 있나?
■ ‘에라 이 수컷 구실도 못하는 놈아’ 결국 암컷은…
■ 스파이 혐의 ‘15명 사형’에 전율
■ [화보] 찜통 더위는 이렇게 해결한다…보는 것만으로 더위가 '싹'
■ KBS, '국정원 대선 개입 축소 보도' 비판했다고 간부 '보복 인사'
■ ‘맥주의 계절’ 서울·수도권 맛집 9곳, 어디에 있나?
■ ‘에라 이 수컷 구실도 못하는 놈아’ 결국 암컷은…
■ 스파이 혐의 ‘15명 사형’에 전율
■ [화보] 찜통 더위는 이렇게 해결한다…보는 것만으로 더위가 '싹'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