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철분 강화’ 무조건 좋을까

등록 2013-09-23 11:48

잠깐독서
아베 정부의 우경화와 한-일 관계 악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은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는 질문이 되었다. 새삼스럽게, 우리는 일본을, 그리고 일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1926~2008) 선생이 생전에 일본에 대해 쓴 11편의 글을 묶은 이 책은 ‘일본이란 무엇인가’란 질문과 평생 씨름한 작가의 비판적 일본론을 담고 있다. 1926년 태어난 박경리는 성인이 되기까지 20년 세월을 일제 강점기에 보냈다. 그가 체험한 일본은 아픈 기억이자 굴레였으며, 극복의 대상이었다. 구한말에서 해방까지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 <토지>는 ‘소설로 쓴 일본론’이었다. 그는 일본 평론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철두철미 반일작가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경리는 일본이 걸어온 길을 ‘신국의 허상에 사로잡힌 출구 없는 문명과 역사’라고 본다. 일왕을 신으로 받드는 만세일계 현인신이라는 헛된 멍에와 신국의 허상이 일본인들의 정신을 구속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모든 것을 옥죄는 문화 속에서 일본인들은 허무주의와 쾌락, 괴기스러운 탐미주의로 도피하고, 삶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를 잃었다. 그는 잘못을 사과할 용기조차 없는 일본의 모습을 비판하면서도, “나는 일본의 양심에 기대한다. … 그런 양심이 많아져야 진정한 평화를 일본은 누릴 수 있을 것이며 세계 평화에도 이바지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기대를 놓지는 않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