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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문학상 김대현 “정여립 재조명해본 작품”

등록 2013-10-01 19:55수정 2013-10-01 22:35

김대현(45) 다산북스 제공
김대현(45) 다산북스 제공
첫 소설로 수상…다음 작품도 역사물
“1589년 기축옥사 때 역적으로 몰려 목숨을 잃은 정여립은 당시 이미 임금과 양반과 백성이 모두 평등한 존재라는 주장을 펼쳤던 공화주의자였습니다. 그의 주장을 당대적 의미를 지니는 이야기로 꾸미고자 400년 넘게 죽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 홍도를 고안했습니다.”

소설 <홍도>(다산책방)로 3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김대현(45)씨는 1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와 “처음엔 정여립을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을 쓰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고민하다가 그의 누이의 손녀인 홍도라는 가상인물을 내세우자 이야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혼불문학상은 대하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1947~98)를 기려 전주문화방송이 제정했다.

<홍도>는 정여립에 관한 영화를 준비하던 27살 청년 동현이 스스로 433살이라 주장하는 홍도를 비행기 안에서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인천공항까지 오는 8시간 동안 홍도는 400년 남짓한 자신의 삶을 동현에게 들려주고,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동현은 자신이 전생에 홍도의 400년 전 연인이었음을 깨닫는다. 그 400여년 동안 홍도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천주교 박해를 거쳐 한일합방과 태평양전쟁 등 20세기의 주요 사건들 역시 두루 경험하고 목격한 뒤 21세기 현재를 살고 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박범신씨는 “조선 중반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곡절 많은 역사의 갈림길을 휘몰이장단으로 몰아가는 서사가 생생하고 장대할 뿐 아니라, 오랜 시간을 통과해 온 두 인물의 정한 많은 사랑이 눈물겹다”고 이 작품을 평했다.

“역사란 정체된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것입니다. 누군가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고 현대적 의미를 다시 부여하면 역사는 새롭게 살아 숨쉬게 됩니다. 저는 소설을 통해 정여립을 시대의 염원을 담은 선구적 사상가이자 정치가이며 로맨티스트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정여립을 정면으로 다루기에는 제 역량이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홍도와 그의 연인 자치기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낸 것이죠.”

<홍도>는 김대현씨가 처음 쓴 소설이다. 그는 1999년 단편영화 <영영>으로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핀란드 탐페레국제단편영화제와 이란 국제청년단편영화제 등에서 수상했고, 이후 영화 시나리오와 텔레비전 단막극을 집필했다. “처음 쓴 소설로 이런 큰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는 그는 “역사소설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아 다음 작품 역시 역사소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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