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시학 연구 1~6
이상숙 외 지음/소명출판
각권 4만2000~8만9000원
이상숙 외 지음/소명출판
각권 4만2000~8만9000원
“이 작품에는 초기 작품에 내포되여 있은 정관적 태도가 아직 흔적을 남기고 있기는 하나 비분을 강조하려는 내성적 사색의 경지를 벗어나 현실에 대한 사실주의적 투시력이 확대심화되고 있음을 감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 리용악은 조국과 인민이 8·15 해방의 감격과 기쁨 속에 휩싸일 그때까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창작의 길에 들어서지는 못하였다.”
시인 이용악(1914~1971)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낡은 집>(1938)에 대한 북한 평론가 김우철의 평이다. 비판적 사실주의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를 구분하면서 이 시를 이용악 시세계의 발전 도상에 있는 미성숙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석, 이용악, 박팔양 등 작고한 재·월북 시인과 동기춘, 오세영, 렴형미 등 생존 시인을 망라한 북한 대표 시인 50명의 대표작과 그에 대한 평론을 모은 선집이 출간되었다. 이상숙 가천대 글로벌 교양학부 교수 등 북한 문학 전문가들이 지은이와 엮은이로 참여한 <북한의 시학 연구 1~6>이 그것이다.
권당 1천쪽을 넘나드는 방대한 분량의 이 선집은 1~2권에 대표 시와 평론을 실었고, 3~4권에는 북한의 시문학과 관련한 주요 평문과 함께 북조선예술총련맹 강령, 조선작가동맹 규약 그리고 김정일의 <주체문학론> 중 ‘시대와 문예관’ 같은 문건을 실었다. 또 5권에는 북한에서 나온 문학사 중 시문학사 관련 부분을 추려 엮었으며, 6권에는 선집에 참가한 연구자들의 논문을 실었다.
탈북 시인 최진이는 6권에 실린 ‘북한의 작가와 조선작가동맹’에서 “이북의 작가와 문단은 정치적 멍에마저 목에 멘 채 너나없이 괴로워하고 있다”며 “정치가 문학을 지배·관리하고 그 혜택을 홀로 누리려는 행위는 도리어 문학을 죽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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