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희의 소설 <이중섭>은 이중섭과 이남덕의 시대의 질곡에 맞선 사랑을 그린다. <한겨레> 자료사진
원로 작가 최문희의 신작소설
일 유학시절부터 생 마감까지
굴곡 많은 두 사람의 사랑 담아
동료 화가 등 실명으로 등장
일 유학시절부터 생 마감까지
굴곡 많은 두 사람의 사랑 담아
동료 화가 등 실명으로 등장
최문희 지음
다산책방·각 1만3000원 2012년 11월1일 제주도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아래 초가 마당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이중섭(1916~1956)이 쓰던 팔레트를 그의 일본인 부인 이남덕이 서귀포시에 기증하는 자리였다. 이중섭과 이남덕 부부는 전쟁 중이던 1951년부터 1년 정도 이 초가의 단칸방에서 두 아들과 함께 지낸 바 있다. 이날 기증돼 이중섭미술관에 전시된 팔레트는 이중섭이 1941년 일본 미술창작가협회의 태양상을 수상할 때 부상으로 받은 것. 일본에서 활동하던 이중섭은 1943년 원산으로 귀국하면서 이남덕에게 징표 삼아 이 팔레트를 맡겼다. 이중섭의 편지와 그림을 담은 책이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중섭과 이남덕의 사랑의 생애를 다룬 소설이 출간되었다. 원로 작가 최문희(78·사진)의 두 권짜리 소설 <이중섭>은 일본 유학 시절 이중섭과 이남덕(야마모토 마사코)의 만남에서부터 1956년 마흔의 나이로 이중섭이 숨을 거두기까지 국경을 넘어 오간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가 남겨둔 팔레트가 그녀에게는 사랑의 무거움이었다. 그녀에게 떠안겨줬던 두 아이에 대한 양육과 교육과 생을 관리하게 만들었던 버팀목이었다. 그가 무심하게 보관을 부탁했던 팔레트가 그녀의 손에 들어오는 순간 이중섭이라는 남자의 영혼의 일부가 전이된 건 사실이었다. 자신의 여자임을, 불멸의 사랑을 기약했던 물건이었다.”
이중섭의 일본인 부인 이남덕씨가 2012년 11월1일 이중섭이 생전에 쓰던 팔레트를 서귀포시에 기증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 다산책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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